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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수출 강국 카타르, 미국산 최대 구매자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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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수출 강국 카타르, 미국산 최대 구매자로 부상

이란 공습으로 수출능력 17% 상실…연간 200억달러 매출 감소
셰니에르·우드사이드와 연 700만t 장기계약…2030년부터 공급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도시의 LNG 생산시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도시의 LNG 생산시설. 사진=로이터

세계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가 미국산 LNG의 최대 구매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자국의 LNG 생산시설이 파괴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출이 차질을 빚자 경쟁국인 미국에서 장기 공급물량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업체 카타르에너지는 최근 미국 LNG 생산업체 셰니에르에너지, 호주 우드사이드에너지와 연간 최대 700만t의 LNG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확보한 LNG는 카타르 내 소비보다는 해외 고객에 대한 기존 공급계약을 이행하고 향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송 차질에 대비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에너지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카타르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생산·수출 차질에 대응해 미국산 LNG 구매를 확대하면서 미국산 LNG의 최대 구매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란 공습에 수출능력 17% 상실…연간 200억달러 손실


카타르는 이란 전쟁 이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LNG 수출국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주요 LNG 생산시설이 손상되면서 수출능력의 17%를 상실했다.

카타르에너지에 따르면 이같은 시설 피해로 연간 약 200억달러(약 26조822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생산시설 피해에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운송 차질까지 겹치면서 카타르의 LNG 수출은 크게 위축됐다.

카타르는 LNG 수출을 위한 주요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봉쇄되자 기존 고객에 대한 공급계약을 정상적으로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에 따라 일부 장기 LNG 공급계약에는 최장 5년까지 불가항력 조치를 적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불가항력은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계약 당사자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계약 이행이 어려워졌을 때 책임을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조치다.

카타르에너지는 지난달 아시아와 유럽 고객에 대한 LNG 공급 불가항력 조치를 한 달 더 연장해 올해 12월 말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같은 상황이 카타르의 LNG 판매 수입에 타격을 줬을 뿐 아니라 안정적인 장기 공급국이라는 신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셰니에르 400만t·우드사이드 300만t 확보


카타르에너지는 지난달 미국 LNG 생산업체들과 잇따라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우선 미국 셰니에르에너지와 연간 최대 400만t의 LNG를 구매하는 계약 두 건을 체결했다.

공급 물량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사빈패스와 텍사스주의 코퍼스크리스티 LNG 수출시설에서 확보한다.

계약에 따른 LNG 공급은 2031년 시작돼 2054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어 호주 에너지업체 우드사이드에너지와도 미국 루이지애나 LNG 프로젝트에서 연간 300만t을 구매하는 20년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건설 중인 루이지애나 LNG 프로젝트의 계약 물량은 2030년부터 인도될 예정이다.

우드사이드 계약은 본선인도조건(FOB)으로 체결됐다. 이는 구매자가 미국 수출시설에서 LNG를 인수한 뒤 운송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두 계약을 합하면 카타르에너지가 새로 확보한 미국산 LNG 물량은 연간 최대 700만t에 달한다.

카타르에너지의 사드 셰리다 알카비 에너지 담당 국무장관 겸 최고경영자(CEO)는 추가 계약 물량을 통해 카타르에너지가 미국산 LNG의 최대 구매자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조치가 세계 LNG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카타르에너지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신규 계약 물량의 인도는 2030년 이후 시작되므로 현재 진행 중인 LNG 공급 차질을 곧바로 해소하는 수단은 아니다.

◇호르무즈 의존도 줄이고 해외 공급망 다변화


카타르가 미국산 LNG 구매에 나선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있다.

카타르는 자국에서 생산한 LNG를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란 전쟁 이후 해협을 통한 LNG 운송이 크게 제한되면서 생산시설을 복구하더라도 수출이 정상화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카타르에너지는 육상 가스관을 이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경제성과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알카비 장관은 지난 9월 뉴욕에서 열린 카타르 경제포럼 특별행사에서 LNG를 가스관으로 운송하려면 가스 상태로 수송한 뒤 도착지에서 다시 액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방식이 카타르에서 추진 중인 노스필드 확장사업과 별도로 중복 설비를 건설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상업적·기술적 기준을 고려할 때 가스관은 적절한 대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카타르에너지는 미국에서 LNG를 직접 확보해 해외 고객에게 공급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같은 전략은 카타르에서 생산한 LNG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다른 지역에서 확보한 물량으로 계약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미국산 LNG 구매 확대…공급국에서 글로벌 거래업체로


카타르에너지는 미국 LNG 시장에서 공급물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의 생산·수출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골든패스 LNG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와 미국산 LNG 장기 구매계약을 결합해 국제 LNG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알카비 장관은 골든패스 프로젝트와 미국산 LNG 구매 확대가 카타르에너지의 장기 성장과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우드사이드와의 계약에 대해서도 카타르에너지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LNG의 장기적인 역할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유연하고 다변화된 국제 LNG 공급망을 구축하는 전략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란 전쟁이 카타르의 LNG 사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전쟁 이전 카타르는 자국의 대규모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국제시장에 LNG를 공급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생산시설 피해와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자국 생산물량 외에 미국 등 다른 지역에서 확보한 LNG를 활용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산 LNG의 주요 구매자로 부상한 카타르의 행보는 중동 전쟁이 세계 LNG 시장의 공급 관계와 거래 구조를 바꾸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