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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란에 공격 헬기 발사대 90대 공급 정황…중동 저고도 전술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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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란에 공격 헬기 발사대 90대 공급 정황…중동 저고도 전술 변화 예고

러시아 방산 생산 일정표에 이란 수출 주문 기재…우크라이나 전쟁 중에도 군사 협력 유지
정밀 유도 미사일 2발 탑재 규격 확인…사거리 14km 밖 원거리 지상 공격 가능성
실제 발사대와 미사일 인도 여부는 미확인…현대 방공망 환경에서 실전 생존성은 미지수
비행 기동 중인 Mi-28 공격 헬기. 사진=러시아 국방부이미지 확대보기
비행 기동 중인 Mi-28 공격 헬기. 사진=러시아 국방부
러시아가 이란에 Mi-28 공격 헬리콥터 탑재용 APU-L 미사일 발사대 90대를 공급하는 내부 계획을 세웠다는 정황이 알려졌다.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월 5일(현지시각) 러시아 방위산업 내부 문서를 바탕으로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다만 해당 발사대와 호환 미사일이 실제로 이란에 전달되었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 움직임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심각한 군사 물자 소모를 겪는 러시아가 전통적 우방인 이란과의 군사 협력 관계를 변함없이 이어가며 중동 내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 암호 K-10과 부품 납품 요청


파이낸셜타임스는 2024년과 2025년 러시아 방위산업 생산 일정표를 확인했다. 이 일정표에는 고객 부호 K-10을 대상으로 APU-L 미사일 발사대 90대를 배정하는 계획이 들어 있었다. K-10은 러시아 국영 무기 거래 기업 로소보론엑스포트가 이란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내부 암호다.

이 문서는 우크라이나 민간 정보 분석 기관 댈러스 애널리틱스가 파이낸셜타임스에 전달했다. 서류에는 러시아 미사일 제작사 빔펠이 부품 생산업체 기계제작설계국에 발송한 공문도 포함됐다. 빔펠은 미사일을 헬리콥터 날개 밑에 장착하는 장비인 APU-L 발사대 부품 공급을 예정보다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

이란 국방 당국은 앞서 러시아산 Mi-28 공격 헬리콥터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밝힌 바 있다. 2026년 1월 테헤란 항공 시설에서 찍힌 사진에서도 이 헬리콥터 실물이 확인됐다. 이번 거래 추진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자국 무기 수요가 급한 러시아가 이란과의 군사 기술 협력을 지속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연장 발사대와 유도탄의 결합


보도된 발사대는 러시아의 대표 정밀 타격 공대지 무기인 미사일을 쏘기 위한 장치다. 이 무기는 제품 부호인 이즈델리예 305로도 불린다. 미 육군 세계 장비 지침에 따르면 APU-L 발사대는 1대에 미사일 2발을 장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발사대 90대가 모두 넘어가면 이론적으로 헬리콥터 전력에 최대 180발의 정밀 유도탄을 동시에 달 수 있는 무장 공간이 마련된다. 댈러스 애널리틱스는 이 미사일이 음속에 가까운 초속 약 230미터 속도로 날아가 약 1분 만에 14킬로미터 거리를 이동한다고 분석했다.

이 미사일은 조종사가 날아가는 미사일의 카메라 화면을 직접 보며 방향을 조종할 수 있어 움직이는 표적을 정확히 맞히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센터의 한나 노테 유라시아 프로그램 책임자는 러시아의 이란 지원에는 외교적 한계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러시아가 중동 내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를 살펴 지원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 검증 과제와 방공망 극복 문제


생산 계획표의 존재가 무기 전달 완료를 뜻하지는 않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발사대가 이란 영토에 도착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명시했다. 발사대만 가고 실제 쏠 미사일이 가지 않는다면 무기로서의 쓰임새를 갖추기 어렵다.

이 무기 체계가 실제로 배치되더라도 현대적인 통합 방공망을 뚫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14킬로미터라는 사거리는 전차나 보병이 쏘는 단거리 대공포는 피할 수 있지만,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이나 레이더 감시망, 첨단 전투기의 요격 범위 안에는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정밀 타격 능력을 온전히 쓰려면 헬리콥터 자체의 레이더와 통신 장비, 조종사의 숙련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러시아의 발사대 제작 일정이 실제 무기 이전으로 이어지는지와 현대 방공망 속에서 헬리콥터가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향후 군사적 실효성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