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너 같은 딸'이 병풍 하나로 웃음과 메시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일일특별기획 ‘딱 너 같은 딸’ 8회에서는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지만 어쩔 수 없이 동거 중인 홍애자(김혜옥 분)-마정기(길용우 분)의 갈등이 깊이 있게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딱 너 같은 딸’은 ‘병풍’이라는 소재를 활용, 두 캐릭터의 상반된 생각을 효과적으로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지난 7회에 이어 이날 방송에서도 홍애자는, 마정기의 아버지 제사 준비를 전혀 돕지 않았다. 홍애자와 마정기는 이미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은 사이이기 때문. 지금껏 아들 마정기만 위하고 며느리 홍애자를 찬밥 취급했던 말년(전원주 분) 여사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조용히 시만 쓰던 아들이 앞치마를 두른 것도 모자라 밀가루 범벅이 된 모습이 말년 여사를 기함하게 한 것.
이후에도 홍애자는 떳떳하게 병풍 너머에서 요가를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시집 식구들의 황당한 발언을 조목조목 따지고 들며 오랜 세월 가슴 속에 묻어둔 화를 풀어냈다. 첫 회 환갑잔치에서 이혼 서류를 들이민 이후로, 매회 이어지는 홍애자의 시월드와 남편을 향한 통쾌하고도 짜릿한 복수는 주부 시청자들의 대리 만족을 이끌어내고 있다.
무엇보다 ‘병풍’이라는 소재의 활용이 돋보였다. ‘병풍’은 제사상 뒤에 세워두는 것이 실제 쓰임새. 하지만 ‘딱 너 같은 딸’ 8회 속 ‘병풍’은 본래 쓰임새에서 나아가 홍애자가 마정기와 시집 식구들의 도 넘은 간섭을 차단하는 장치로 활용됐다.
뿐만 아니라 마치 초등학생들이 책상에 긋는 선처럼 홍애자와 마정기의 사고방식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역할도 톡톡히 했다. 때로는 황당하고, 때로는 유치하지만 그래서 더욱 유쾌하고 즐거운 ‘딱 너 같은 딸’ 드라마 색깔을 표현하기에도 효과적인 소재였다고 할 수 있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