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대기업들의 4차산업혁명 관련 투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가성비가 월등한 국산 고성능컴퓨터(HPC)서버가 외면받고 있다.
주요 수요처인 이통사 등 대기업이 세계최고 성능의 국산HPC 존재조차 몰라 가격협상도 못한 채 고가 장비를 부르는 대로 도입하고 있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급증하는 AI용 HPC 서버시장에서 우리 대기업들이 외산기종 도입시 협상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말그대로 국제적인 ‘봉’이 될 처지로 몰리고 있다.
실제로 국내유일의 HPC개발업체인 코코링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톱500도 인정한 세계최고 밀도(연산성능)의 HPC를 개발했지만 낮은 지명도 때문에 국내 대기업들이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미해군연구소(NRL), 프랑스 1위 이통사 오렌지텔레콤에 납품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는 실리콘밸리 오렌지텔레콤(부설연구소)과 클라우드서비스용 서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교환을 앞두고 있을 정도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전자 및 IT 시장에서는 그 나라에서 우수한 제품이 나오면 가격을 인하하는 게 통상적인데 국내 AI 서버용 HPC시장에서 외산의 경우는 전혀 예외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수요처인 국내 대기업들이 가격협상조차 않고 외국 공급사가 부르는 대로 협상력도 발휘하지 못한 채 제품을 사면 말그대로 ‘봉’이 된다”고 꼬집었다.
컴퓨터업계는 HPC수요처로 급부상한 이통사들이 엄청난 투자규모만을 앞세우다가 국산HPC보다 뒤진 성능의 외산 기종을 배이상 비싼 가격에 사는 등 그야말로 ‘덤터기’를 쓸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실제로 KT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KT는 이미 50억원대의 엔비디아 HPC(DGX-1)를 구매하기로 결정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의 대표적 AI용 HPC수요처인 SK텔레콤, KT, LGU플러스 등 이통3사 수장들은 올초부터 수조원대의 대대적인 4차산업혁명 관련 투자를 발표해 놓고 있다. 여기에는 AI와 사물인터넷(IoT)이 빠지지 않는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