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 주립대(UCSB)와 6G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통신 시스템 시연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테라헤르츠 대역은 5G 대비 최대 50배 빠른 1Tbps(1초에 1조 비트를 전송하는 속도)를 목표로 하는 6G 통신의 후보 주파수 대역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높은 주파수 대역일수록 전파 특성상 경로 손실이 크고 전파 도달 거리가 짧아지는 문제가 있어 통신 시스템 내에 수많은 안테나를 집적하고 전파를 특정 방향으로 송·수신하는 고도의 빔포밍 기술이 요구된다. 또 초고속 통신을 위해서는 더 세밀한 무선주파수 집적회로(RFIC)의 회로 제작 등 기술적인 난제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전자와 UCSB 연구진은 RFIC, 안테나, 베이스밴드 모뎀까지 통합해 실시간 전송 시연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6G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테라헤르츠 대역의 높은 경로 손실과 낮은 전력 효율 등 기술적 난제 극복에 진전을 이뤘다.
앞서 이기동 LG전자 CTO부문 책임연구원(박사)은 지난 3일(현지시간) 이 단체의 애플리케이션 분과(워킹그룹) 의장으로 선출됐다. '넥스트 G 얼라이언스'는 총 6개의 분과로 구성되며 분과별로 퀄컴, 노키아, HPE, VM웨어, MITRE 등이 의장사를 맡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의장사 선정으로 앞으로 6G 관련된 선행 기술 논의 및 서비스 방향성 제시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리케이션 분과는 6G의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관련한 기술 요구사항을 제정하는 역할을 맡았다.
LG전자는 2019년 KAIST와 손잡고 'LG-KAIST 6G 연구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글로벌 무선통신 테스트 계측 장비 제조사 키사이트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 같은 성과와 함께 정부의 우주산업 경쟁력 확보도 6G 주도권 경쟁에 힘을 더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사일지침이 해제되면서 고체연료를 탑재한 발사체 개발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6G 통신위성을 발사할 기반도 확보하게 됐다. 정부는 2031년까지 초소형위성 110여 기를 띄우고 6G 위성통신 시범망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창희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6G 통신은 2030년을 전후해 세계적으로 표준화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6G 시대가 도래하면 위성통신이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해 위성통신 분야 기술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들이 이어지면서 6G 상용화 이후 등장할 미래 기술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7월 발간한 ‘6G 백서’에 따르면 6G 시대에는 커넥티드 기기가 급격히 늘어나고 AI 활용 통신기술이 확대된다. 개방형 협업을 통한 통신망 개발과 통신기술을 통한 사회적 격차 해소와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뤄진다.
6G 시대에는 초실감 확장 현실(XR)과 고정밀 모바일 홀로그램, 디지털 복제 등이 주요 서비스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 같은 사항이 충족되기 위해 삼성전자는 ▲테라헤르츠 주파수 대역 활용을 위한 기술 ▲고주파 대역 커버리지 개선을 위한 새로운 안테나 기술 ▲이중화 혁신 기술 ▲유연한 네트워크 구성, 위성 활용 등 네트워크 토폴로지 혁신 기술 ▲주파수 활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주파수 공유 기술 ▲AI 적용 통신기술 등을 연구가 필요한 후보 기술로 꼽았다.
삼성전자는 테라헤르츠 대역 통신기술 시연에 성공한 만큼 이후 후보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성현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장(전무)는 "지난해 6G 백서에서 공유한 것처럼 테라헤르츠 대역은 6G 주요 주파수 대역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번 시연은 이의 상용화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