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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한국에서만 '부진'…오리지널 콘텐츠로 돌파구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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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한국에서만 '부진'…오리지널 콘텐츠로 돌파구 찾나

'너나경' 준수했지만 한방 부족…'그리드'·'무빙' 기대감 커져
콘텐츠 확보와 함께 소비자 신뢰 찾기 위한 노력 뒤따라야

'그리드' 스틸컷. 사진=디즈니플러스이미지 확대보기
'그리드' 스틸컷. 사진=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가 글로벌 시장에서는 매서운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하며 반격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의 지난해 4분기 신규 가입자 수는 1180만명으로 넷플릭스의 830만명을 뛰어넘었다. 올해 초 기준 디즈니플러스의 총 구독가구 수는 1억2980만 가구로 2억 가구를 넘어선 넷플릭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밥 차펙 디즈니 CEO는 "2024년까지 디즈니플러스 구독자 수가 2억3000만~2억6000만명에 도달할 것"이라며 "올해 디즈니플러스에 마블, 루카스필름, 픽사 등을 포함한 자체 콘텐츠의 양을 전년 대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글로벌 무대에서 디즈니플러스의 기세가 매섭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디즈니플러스의 일 평균 가입자 수는 1만6000명대로 넷플릭스의 6% 수준에 불과하다. 전체 OTT 순위도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토종 OTT에 밀려 5위에 머물러 있다.

특히 디즈니플러스는 지난달 26일 강다니엘, 채수빈 주연의 ‘너와 나의 경찰수업’을 공개했다. 다만 넷플릭스처럼 전 세계 동시 공개가 아닌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만 공개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진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틀 뒤 공개된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에 비하면 화제성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너와 나의 경찰수업’은 한국,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5개 나라에서 공개돼 한국과 대만에서만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전체 시리즈 중 순위는 지난해 12월 공개된 ‘설강화’보다 낮은 1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너와 나의 경찰수업’은 경찰대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들의 좌충우돌 대학 적응기와 로맨스를 다룬 캠퍼스 드라마다.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지만,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 화제성은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디즈니플러스의 후속작 ‘그리드’와 ‘무빙’은 공개 시기도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화제성을 확보하고 있다. 16일 공개를 앞둔 ‘그리드’는 서강준, 김아중, 이시영, 김무열이 주연한 SF 스릴러 시리즈로 드라마 ‘비밀의 숲’의 이수연 작가가 극본을 쓰고 영화 ‘신의 한수: 귀수편’의 리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강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무빙’은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려한 캐스팅과 제작비로 화제를 모았다. 총 20부작에 500억원 제작비가 투입된 ‘무빙’은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류승범, 김희원, 문성근, 고윤정 등이 출연하며 최근 박희순과 김신록도 출연을 확정지었다.

초능력을 가진 가족이 세대를 아우르며 거대한 적과 싸우는 이야기로 디즈니플러스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 한소희, 박형식 주연의 드라마 ‘사운드트랙#1’도 다음달 중 공개된다. 또 서지혜, 윤계상, 김지석 주연의 ‘키스 식스 센스’와 최민식, 이동휘, 허성태 주연의 ‘카지노’도 제작에 들어간 상태다. 대만 인기 드라마 ‘상견니’의 한국 리메이크 버전인 ‘내게로 와줘’도 제작 준비 중이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콘텐츠보다 서비스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막오역 논란과 불편한 UI 때문에 떠난 구독자도 상당수 있으며 마블과 스타워즈 등 미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공개일정에서 한국만 늦다는 점 때문에 한국 차별 논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는 ‘볼만한 것’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비스를 개선하고 이용자의 신뢰를 얻는 것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을 콘텐츠 전초기지로 삼아 단물만 빼먹고 버릴 게 아니라면 한국 시청자들에 대한 패싱논란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