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상 우선주 부채로 잡혀…스타트업 특유 문제
오리지널 콘텐츠 후발주자…화제성 확보 관건
'왓챠 2.0' 올해 안에 론칭…웹툰·음악 시너지 기대
오리지널 콘텐츠 후발주자…화제성 확보 관건
'왓챠 2.0' 올해 안에 론칭…웹툰·음악 시너지 기대

웨이브와 티빙 등 국산 OTT들이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면서 적자폭이 늘어나는 가운데 왓챠는 당기순손실이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 최근 월 사용자 수(MAU)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KT 시즌에도 밀려버린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왓챠의 한계가 온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왓챠가 최근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왓챠의 매출은 708억원으로 전년 380억원의 2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손실은 248억원으로 전년 154억원보다 약 90억원 가량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손실 모두 전년 대비 2배 가량 늘어난 반면 당기순손실은 1358억원으로 전년 143억원 대비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총포괄손실도 1361억원으로 전년도 손실인 145억원보다 10배 늘어났다.
이처럼 순손실이 크게 나온데는 외부 투자금을 확보해 사업을 진행하는 스타트업의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왓챠 관계자는 “순손실의 경우, 회계처리 상 일시적으로 부채로 잡히는 우선주(RCPS) 때문”이라며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시 자주 활용되는 수단인 RCPS는 기업의 주식가치가 오르면 보통주로 전환되기 때문에 자본과 부채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왓챠 RCPS는 모두 보통주로 전환돼 올해부터는 부채로 잡히지 않는다. 자본의 성격을 가진 RCPS를 부채로 잡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는 있어왔으나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맞춰 보수적으로 부채로 잡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마켓컬리, 코리아센터 등도 유사한 상황으로 순손실이 높게 나왔다”고 전했다.
높은 순손실 외에도 실사용자수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왓챠의 지난달 실사용자 수는 78만명으로 지난해 12월 81만명보다 줄어들었다. 같은 해 7월 89만명인 걸 고려한다면 6개월새 10만명 이상 빠져나간 셈이다.
여기에는 타 OTT보다 오리지널 콘텐츠 시장에 늦게 뛰어들었다는 점과 화제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산 OTT 중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후발주자인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왓챠는 웨이브나 티빙보다 늦은 지난해 12월에서야 첫 오리지널 영화인 ‘언프레임드’와 예능 ‘더블트러블’을 공개했다.
왓챠는 올해 들어 유트브 오리지널로 시작한 ‘좋좋소’의 시즌4와 시즌5를 왓챠 오리지널로 공개하고 있다. 또 BL 드라마인 ‘시멘틱 에러’나 야구 다큐멘터리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는 화제성을 확보하며 가입자를 모으고 있으나 매니아 성향이 강하다.
특히 오리지널 콘텐츠 ‘SNL 코리아’로 단기간에 급성장한 쿠팡플레이의 경우 기존 tvN에서 소개된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온 데다 시즌1 10부를 매주 토요일 공개한 데 이어 곧장 시즌2 20부를 매주 공개하며 장기간 화제성을 유지했다.
매니아층을 확보한 ‘시멘틱 에러’의 경우 8부작으로 매주 수, 목요일에 공개해 4주 동안 기세를 이어갔고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는 6부작으로 두 번에 나눠서 시즌 전체를 공개했다. '시멘틱 에러'는 종영 후에도 SNS를 통해 회자되며 화제성을 이어갔지만, 장기간 기세를 이어가며 MAU 증가로 이어지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또 웨이브나 티빙, 시즌의 경우 모기업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왓챠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웨이브는 SK텔레콤과 결합 요금제를 통해 할인 혜택을 선보인 바 있으며 티빙은 최대 주주인 CJ ENM의 콘텐츠 노하우를 수혈해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다. 올레TV모바일에서 시작한 시즌은 모기업 KT의 강력한 투자과 콘텐츠 IP를 지원받고 있다.
왓챠는 올해 예능과 드라마 등을 다수 선보이며 화제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출연진이 공개된 작품은 5편이며 이들 외에 올해 최대 10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한다. 또 웹툰과 음악을 아우르는 왓챠 2.0 플랫폼도 올해 안에 공개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왓챠 2.0은 왓챠가 보유한 다양한 콘텐츠를 웹툰과 음악으로 확장해 원 소스 멀티 유즈 콘텐츠를 발굴하는 플랫폼이다. 원지현 왓챠 COO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OTT 서비스들이 자극적인 콘텐츠로 승부를 볼 때 왓챠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작품을 공개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왓챠는 올해 음악예능 ‘인사이드 리릭스’와 강호동, 양세찬, 이용진을 앞세운 ‘지혜를 빼앗는 도깨비’, 인기 코미디언들을 앞세운 ‘노키득존’ 등을 공개한다. 또 영화 ‘극한직업’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박세완, 송건희 등 청춘배우들이 출연하는 드라마 ‘최종병기 앨리스’와 한석규, 김서형 등 중견배우들이 출연하는 12부작 드라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선보인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