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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튜버 '대월향', 무명에서 그룹 대표까지 끝없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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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튜버 '대월향', 무명에서 그룹 대표까지 끝없는 도전

버튜버 발굴 기획하는 '블루점프 프로젝트' 리더
"끈기는 모두에게 중요, 진심으로 고민·연구해야"

버추얼 유튜버 '대월향'. 사진=스콘이미지 확대보기
버추얼 유튜버 '대월향'. 사진=스콘
실제 인간이 아바타를 내세워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는 것을 뜻하는 버추얼 유튜버인 '버튜버'는 최근 몇년 사이 세계적으로 급부상한 개인방송 유형이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버튜버들이 등장한 가운데 최근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 강서구청에서도 시도해 큰 화제가 됐다.

유튜브에서 구독자 98만명을 거느린 '대월향(Great Moon Aroma)'은 지난 2018년 활동을 시작한 국내 1세대 버튜버이자, 라이브 방송을 주요 콘텐츠로 활용하는 국내 버튜버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확보한 크리에이터이다.
대월향은 올해 초 버튜버용 아바타 솔루션 '미츄' 운영사 스콘과 더불어 자체 버튜버 발굴 기획하는 '블루점프 프로젝트'의 론칭을 알렸다. 그는 "내가 처음 버튜버를 시작할 때에는 일본 매니아층 수준이었다"며 "최근 버튜버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튜브를 통해 '블루점프 프로젝트'의 출범을 알릴 때 대월향은 자신을 '버튜버 그룹 대표'라고 표현했다. 그는 "말이 대표이지, 사실은 프로젝트 총괄 매니저에 가깝다"며 "버추얼 유튜버들을 기획하고 케어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내가 맡은 역할"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명 '블루점프'에 담긴 의미에 대해서는 "내 퍼스널 컬러이기도 하고 편안함을 주는 색깔 파랑에 '다른 세계로 점프해 넘어간다'는 뜻을 더해 탄생한 이름"이라며 "로고에도 일종의 '포탈'이 있듯, 다른 세계에 있는 이들이 관문을 넘어 '새롭고도 편안한 세계'로 모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루점프 프로젝트에는 27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고 라이브 오디션 방송을 거쳐 '에이펙스 레전드' 준 프로게이머급 실력자 '잭제로', 배우 출신 '쿠로', 노래 유튜버 '루란' 3명이 최종 합격했다. 대월향은 "뻔하지 않고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합격자를 뽑았다"며 "우리의 목표는 '덕질하고 싶은 버튜버'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루점프 프로젝트' 오디션에서 최종 합격한 버추얼 유튜버 후보들의 모습. 왼쪽부터 루란·잭제로·쿠로. 사진=스콘이미지 확대보기
'블루점프 프로젝트' 오디션에서 최종 합격한 버추얼 유튜버 후보들의 모습. 왼쪽부터 루란·잭제로·쿠로. 사진=스콘

신인 버튜버들을 이끌게 된 대월향이 처음부터 성공적인 버튜버였던 것은 아니다. 네티즌들은 그가 최소 2016년부터 게임 방송인으로 활동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실은 2014년 부터 이미 개인방송 활동을 해왔는데 무명 세월만 5년이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다른 분야의 엔터테이너들도 그렇듯, 적지 않은 유명 스트리머들이 몇년의 무명 세월을 견뎌왔다. 이러한 시기를 견뎌낸 원동력에 대해 그는 "끈기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사실 끈기는 모두에게 중요한 덕목"이라며 "끈기에 앞서 개인방송이 너무 재미있어 시작했고 진심으로 '어떻게 더 잘 될 수 있을까'를 수없이 고민하고 연구했다"고 강조했다.

스트리머를 하게 된 계기를 묻자 대월향은 "스트리머 이전에 개인방송을 보는 것 자체가 취미였다"며 특히 영향을 미친 스트리머로 '머독'과 '우왁굳' 두 명의 스트리머를 지목했다. 그는 "머독님의 방송을 보고 '스트리머'란 개념을 처음 접했는데, 너무 재미있었고 이런 방송인이 될 수 있을까 동경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왁굳님의 경우, 콘텐츠를 기획하는 면이나 방송에 임하는 자세 등에서 많은 공부가 됐던 스트리머였다"면서도 "두 분의 방송은 여전히 너무나 즐겁지만, 나만의 스트리머로서의 길을 찾는 데 있어 너무 많은 영향을 받을까봐 오히려 방송을 보는 것을 피하게되더라"고 덧붙였다.

버튜버로 데뷔를 결심하게 된 계기로는 '버추얼 유튜버'란 단어를 창시한 일본의 '키즈나 아이'를 꼽았다. 그는 "VR챗이란 환경을 통해 아바타를 내세운 방송이 가능했던 상황에서 키즈나 아이님을 보고 '아, 이런 것도 가능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며 "얼굴 없이도 '캠방(카메라를 통해 얼굴을 보여주는 방송)'이 가능하고,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보다 생생한 소통이 된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느꼈다"고 평했다.

버추얼 유튜버 '키즈나 아이'가 2018년 6월 도쿄에서 팬들과 함께하는 콘서트를 열고 있다. 사진=키즈나 아이 공식 사이트이미지 확대보기
버추얼 유튜버 '키즈나 아이'가 2018년 6월 도쿄에서 팬들과 함께하는 콘서트를 열고 있다. 사진=키즈나 아이 공식 사이트

2018년 12월, 버튜버로 정식 데뷔한 대월향은 이후 가상현실(VR) 소셜 플랫폼 'VR챗'에서 다른 이용자들에게 자신이 만든 영상 연출을 선보이고 그들의 반응을 담은 영상을 게재하는 이른바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영상, 이미지, 문구 등) 유튜버'로 활동했다.

VR챗 시절 아바타나 영상을 제작한 경험에 대해 묻자 그는 "아바타나 밈 제작에 일주일 이상이 걸린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일주일 이상 걸릴 만한 아이디어들도 여럿 있었는데 유튜버로서도 함께 활동해야 되다 보니 제작을 포기한 아이디어들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블루점프 프로젝트'의 시작 역시 VR챗 시절과 관련이 깊었다. 그는 "VR챗 크리에이트 과정에서 협업했던 분이 후일 스콘에 입사한 후 나를 회사에 초대했다"며 "회사에 와서 모션캡처 기술 등을 시연해보니 버튜버 회사로서 기반이 잘 갖춰졌다는 생각이 들었고, 버튜버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도 순탄하게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대월향은 유튜브 채널 구독자 100만명 달성을 앞두고 있다. 그는 "사실 처음에는 100만 구독 돌파를 기념해 '블루점프 프로젝트'의 론칭을 알리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일을 추진하게 됐다"며 "100만 기념 콘텐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VR챗 밈 유튜버가 아닌 '버추얼 유튜버'로서 새로운 콘텐츠를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블루점프 프로젝트 멤버 3인의 데뷔는 오는 9월이 목표다. 대월향은 "지금은 블루점프에 대해 많은 분들이 잘 모르고 반응이 없어도 괜찮다"며 "데뷔를 위해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며 준비하고 있는 만큼 데뷔가 이뤄지는 날 관심을 가져주고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