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현장] 애플, 삼성의 심장부에 사과나무를 심다

공유
0

[현장] 애플, 삼성의 심장부에 사과나무를 심다

애플스토어 강남점 31일 오픈…체험 프로그램, 지역색 살린 디자인·제품 '눈길'

31일 문을 여는 애플스토어 강남점.이미지 확대보기
31일 문을 여는 애플스토어 강남점.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갤럭시 언팩'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했다. 지난달 1일 갤럭시 언팩 2023을 진행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어소닉 오디토리엄은 애플 본사가 위치한 쿠퍼티노에서 약 80㎞ 떨어진 곳이다. 미국의 광활한 땅을 고려한다면 이는 대단히 가까운 위치라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장소 때문에 많은 언론 매체는 삼성이 '애플의 심장부'에서 갤럭시 스마트폰을 공개했다고 헤드라인을 정하기도 했다. 만약 그런 기사 제목을 애플 본사 직원들이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해졌다.
애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와 별개로 애플은 삼성의 심장부에 국내 다섯 번째 애플스토어를 연다.

애플스토어 5호점인 서울 강남점은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1㎞도 채 떨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지하에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각종 액세서리를 체험할 수 있는 딜라이트샵이 있다. 그곳과 대단히 가까운 곳에 애플스토어가 생긴 셈이다. 이는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향한 애플의 반격일까?

애플스토어 강남점은 오는 31일 오후 5시에 문을 열며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사전예약은 29일 오전 8시부터 애플 홈페이지를 통해 시작됐다. 애플코리아는 정식 오픈을 앞두고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사전 공개를 진행했다.

강남점은 애플스토어 명동점에 비하면 다소 작은 규모지만 잠실이나 여의도에 비하면 규모가 큰 편이다. 명동점과 마찬가지로 제품 판매와 서비스 제공뿐 아니라 애플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강남점에는 독특하게 디자인된 이중 높이의 파사드가 눈길을 끈다. 이 파사드에는 완전히 새로운 그라디언트 색상 및 미러코팅 처리가 돼있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경계선 없이 이어진 것처럼 보이게 연출됐다. 시간과 계절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게 특징이다.

또 테이블과 목재 벽, 로고, 파사드 글라스, 돌벽 및 바닥재 등은 지역에서 수급한 자재로 설계됐다. 전 세계 애플스토어와 연구센터 등 시설들과 마찬가지로 강남점과 국내 애플 오피스는 탄소 중립의 100%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운영된다.
애플스토어 강남점에서만 판매하는 모피 보조배터리 벚꽃 에디션. 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스토어 강남점에서만 판매하는 모피 보조배터리 벚꽃 에디션.

강남점에는 140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한국어뿐 아니라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직원들이 세계 관광객들이 모이는 강남에서 방문객을 맞이한다. 본 기자의 안내를 도와준 직원도 자신을 홍콩에서 왔다고 소개했다.

강남점에는 분홍색 벚꽃 모양의 모피 보조배터리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매하고 있다. 벚꽃 모양 보조배터리는 일본과 한국에서 판매 중인데 그 중 분홍색 디자인은 강남점에서만 있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안내를 도와준 홍콩에서 온 직원도 벚꽃을 좋아하는 데 한국에서 이렇게 볼 수 있어서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강남점 프레스투어에서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애플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에어팟 3세대와 에어팟 맥스부터 탑재된 공간음향 기능은 현장감 있는 소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다.

애플은 이를 위해 뉴진스의 'OMG'를 애플뮤직 에디션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애플이 케이팝 아티스트와 협업한 것은 명동점 오픈 당시 세븐틴에 이어 두 번째다.

다만 애플 직원에 따르면 공간음향은 영화를 볼 때 더 강렬하게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공간음향 기술을 체험한다면 애플TV 4K로 자연스럽게 시선이 향할 것이다.

강남점은 4월 1일부터 뉴진스의 'OMG'를 공간음향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이와 함께 사진, 동영상, 음악 등 다양한 영역을 체험하고 배워볼 수 있는 '투데이 엣 애플'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신청은 애플 홈페이지를 통해서 할 수 있다.

애플은 에어팟 3세대의 새로운 기능인 '공간음향'을 체험하기 위해 뉴진스와 협업해 'OMG' 애플뮤직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애플스토어 강남점에서는 4월 1일부터 뉴진스 'OMG' 공간음향 체험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은 에어팟 3세대의 새로운 기능인 '공간음향'을 체험하기 위해 뉴진스와 협업해 'OMG' 애플뮤직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애플스토어 강남점에서는 4월 1일부터 뉴진스 'OMG' 공간음향 체험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애플은 가로수길을 시작으로 여의도, 명동, 잠실, 강남까지 5개의 애플스토어를 모두 서울에 냈다. 이 때문에 다른 지역에 사는 애플 이용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가까운 애플스토어를 검색하면 후쿠오카점이 나온다"며 불평하던 부산 지역 아이폰 이용자의 원성을 들은 입장에서는 애플이 언제까지 서울에 애플스토어를 낼지 궁금해졌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애플스토어 입점은 미국 본사에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서울에서 아이폰이 많이 팔리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러니 아이폰 이용자들은 우리 동네에서 아이폰이 많이 팔리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애플 본사를 원망해보도록 하자.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