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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LOL판에 무슨 일이…리그 개막 2일전 '선수 총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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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LOL판에 무슨 일이…리그 개막 2일전 '선수 총 파업'

2군 팀 의무 출전 조항 삭제…하루 아침에 해고된 선수들
몇 년 동안 지속되던 'LCS 위기설'…리그 전체 존폐 위기?

LOL 챔피언십 시리즈(LCS) 우승컵의 모습. 사진=LCS 공식 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LOL 챔피언십 시리즈(LCS) 우승컵의 모습. 사진=LCS 공식 트위터
리그 오브 레전드(LOL) 북아메리카(북미) 프로리그 'LCS(LOL 챔피언십 시리즈)' 선수협회가 30일 총파업을 결의했다. 리그 개막 이틀을 앞두고 내린 결정인 만큼 향후 경기에 큰 차질이 있을 전망이다.

LCS 선수협회는 30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협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파업 투표가 가결됨에 따라 금일 부로 파업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지난 24일 협회원 50명 중 과반수인 26명 이상이 찬성하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발표한 후 일주일만의 일이다.
이번 파업 사태의 시작은 이달 1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LCS 사무국은 소속 구단들이 북미 챌린저스 리그(NACL)에 2군 팀을 출전시키는 것을 의무화하는 조항을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LCK(LOL 챔피언스 코리아) 등에서 운영하는 2군은 통상적으로 프로 리그에 오르기 전 유망주들이 거쳐가는 자리다. 자연히 시청자들은 "소속 구단들이 유망주를 기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정책"이라며 이에 즉각 반발했다.

선수협회 또한 13일 이에 반대하는 성명문을 낸 데 이어 24일 파업 투표에 들어간다고 공식 선언했다. 협회 측은 "라이엇 게임즈와 사무국, 구단 모두 본 협회와 아무런 사전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갑작스런 조치로 수많은 선수와 코치, 직원들이 하루 아침에 해고됐다"고 발표했다.

파업 투표 과정에서 기록된 정확한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협회 측은 "압도적으로 많은 찬성"에 의해 파업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사무국 측은 LCS와 NACL의 건전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투명하고 진정성 있는 소통에 나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LCS 선수협회가 5월 30일 파업을 결의하며 발표한 공식 입장문. 사진=LCS 선수협회 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LCS 선수협회가 5월 30일 파업을 결의하며 발표한 공식 입장문. 사진=LCS 선수협회 트위터

국내 e스포츠 팬들은 대체로 이번 사태가 지난 몇 해 동안 제기돼 온 이른바 'LCS 위기론'과 무관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LCS는 그간 LCK나 중국 LPL, 유럽 LEC와 함께 '4대 메이저 리그'로 분류돼왔으나 국제전 성적, 리그 흥행 면에서 다른 3대 리그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례로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북미 팀들은 북미와 유럽 팀들만이 출전했던 2011년을 제외하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2018년에 클라우드나인(C9)이 단 한 번 4강에 진출했을 뿐, 그 외에는 최고 성적 8강 혹은 16강 전원 탈락의 고배를 마셔왔다.

1인 미디어 통계 분석 플랫폼 e스포츠차트가 유튜브·트위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올해 LCS 스프링 스플릿의 최다 동시 시청자 수는 27만1376명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LCK의 146만명 대비 약 19%, LEC의 57만명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이며 심지어 지역 마이너 리그인 브라질 CBLOL의 27만6078명보다도 적은 수치다.

2021년에는 세미프로 대회에 출전한 LCS 소속팀 2군 이하 3군 팀들이 세미 프로·아마추어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전패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LCS 업계 전반에 '유망주 무용론'과 같은 회의적 시선이 퍼지기도 했다.

구단들이 시드권을 매각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말 LCS와 역사를 같이해 온 CLG(카운터 로직 게이밍)이 시드권을 NRG에 매각했다. 이달 20일에는 또다른 장수 팀 TSM(팀 솔로 미드) 또한 시드권 매각을 통해 오는 서머 스플릿이 끝난 후 리그를 떠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무국과 선수협회의 갈등은 당장 서머 스플릿 경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CS 서머 스플릿은 오는 6월 1일 개막할 예정이다. 선수들이 실제로 파업에 따라 경기장을 찾지 않는다면, 사무국의 운영과 별개로 경기가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선수협회의 파업 선언에 관해 LCS 사무국은 공식 SNS, 블로그에서 한국 시각 기준 30일 오후 7시까지 별다른 발표를 하지 않았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