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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산당 손길 거친 AI 챗봇, "대만은 중국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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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산당 손길 거친 AI 챗봇, "대만은 중국 땅"

중국 정부, 11개 기업에 생성형 AI 개발 허용
공개된 AI 챗봇, 중국 정부 검증 거쳐 공개
대만에 대해선 "중국의 일부" 공통답변
바이두가 만든 AI 챗봇 '어니봇'. 어니봇을 비롯한 중국 기업이 만든 AI 챗봇은 중국 공산당의 검열을 거쳤다. 사진=바이두 트위터 영상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바이두가 만든 AI 챗봇 '어니봇'. 어니봇을 비롯한 중국 기업이 만든 AI 챗봇은 중국 공산당의 검열을 거쳤다. 사진=바이두 트위터 영상 캡처
챗GPT가 등장한 뒤 구글과 네이버 등 대형 ICT 기업들이 줄줄이 생성형AI를 선보이는 가운데 중국 정부도 AI 챗봇을 공개했다. 중국은 정부에서 AI 제품 개발을 11개 중국 기업에 허가했으며, 여기에는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의 '두바오'와 텐센트의 '미니맥스', 센스타임의 센스챗, 그리고 바이두의 '어니', 메이퇀의 '지푸' 등이 포함됐다.

그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바이두의 챗봇인 '어니(Earnie)'다. 어니는 지난달 31일 첫 공개됐다. 공개 단 하루(24시간) 동안 240만회 다운로드되며 여러 중국 AI 챗봇 중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에서는 웬신 이얀(Wenxin Yiyan)으로 알려진 이 챗봇은 챗GPT처럼 손쉽게 글로 질문하면 그에 적절한 답변을 해준다. 가령 "우주 여행에 대한 시장 분석 보고서 작성"과 같은 쿼리에 응답하고 "양자 컴퓨터가 화성 식민지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까?"와 같은 질문에 답을 해준다. 이 외에도 어니는 글쓰기, 문서 읽기, 프롬프트에 따른 이미지 생성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니를 포함한 이들 중국판 AI 챗봇은 중국 정부가 해당 챗봇을 검증하고 승인하기까지 몇 달간 서비스를 차단한 뒤에 공개된 제품이다. 따라서 정부 감독에 따라 일부 답변이 중국 정부의 입맛대로 학습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산 AI 챗봇을 체험한 블룸버그가 그와 관련된 소식을 전했다. 블룸버그 기자가 "대만이 국가인가" 질문을 한 결과 모든 AI 챗봇이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묘사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어니는 "중국군의 대만 점령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다만 텐센트의 미니맥스는 이러한 질문에 '불법'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중국 경제와 관련된 질문에서는 답변이 엇갈렸다. 메이퇀의 지푸는 중국의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해 "기쁨과 슬픔이 섞여 있다"고 답변한 반면, 센스타임의 센스챗은 중국 경제에 대해 "매우 안정적"이라고 답했다. 기타 다른 챗봇들은 전체적으로 중국 경제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공산당의 손길이 거친 만큼 가장 민감한 질문도 나왔다. "시진핑 주석이 비판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센스타임의 센스챗은 "네, 시진핑은 비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라며 "비판은 주로 사생활, 공공 정책, 독재, 검열 등 네 가지 측면에서 나왔다"고 답했다.

챗봇 간 상이한 답변이 계속되는 것을 두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챗봇의 출시 첫날은 핵심 사회주의 가치를 고수하면서 국가와 국가 안보에 해로운 것으로 간주되는 콘텐츠를 생성하지 않는 것 사이에서 중국 챗봇들이 줄타기를 해야 함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