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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사 '남혐' 논란에 입 연 '메이플' 디렉터…"게임의 가치, 혐오로부터 지켜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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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사 '남혐' 논란에 입 연 '메이플' 디렉터…"게임의 가치, 혐오로부터 지켜낼 것"

넥슨 하청업체 스튜디오 뿌리, 영상에 '메갈 손' 삽입 의혹
스마일게이트·카카오게임즈 등 타 업체 영상에도 '불똥'

김창섭 '메이플스토리' 넥슨 디렉터가 26일 게임 프로모션 영상 내 혐오 표현에 관해 해명하는 라이브 방송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문제가 된 영상물에 대한 전수 조사와 사후 조치를 약속했다. 사진=메이플스토리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김창섭 '메이플스토리' 넥슨 디렉터가 26일 게임 프로모션 영상 내 혐오 표현에 관해 해명하는 라이브 방송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문제가 된 영상물에 대한 전수 조사와 사후 조치를 약속했다. 사진=메이플스토리 유튜브 채널
넥슨의 대표작 '메이플스토리' 개발을 총괄하는 김창섭 총괄 디렉터가 26일 긴급 라이브 방송을 켜고 게이머들에게 사과했다. 게임 주요 업데이트 홍보 영상 제작을 맡은 외주 업체가 영상에 교묘하게 '남성 혐오'적 표현을 삽입한 것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서다.

김창섭 총괄 디렉터는 26일 오후 7시 경 '메이플스토리'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근 공개된 '엔젤릭버스터' 리부트 영상을 비롯해 게임 관련 영상에 불특정 대다수를 혐오, 조롱하는 표현이 삽입된 것을 확인했다"며 "용사(이용자)님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넥슨은 최근 메이플스토리 내 인기 캐릭터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를 알리기 위해 애니메이션 뮤직 비디오 형태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엔젤릭버스터가 안무 도중 부자연스러운 검지손 자세, 이른바 '메갈 손' 동작을 취한 것이 포착됐다.

메갈 손이란 현재는 폐쇄된 여성우월주의적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공식 로고를 따라하는 손가락 동작을 뜻한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대표적인 '남성혐오'적 표현으로 받아들여지는 표현으로, 앞서 경찰청과 GS25 편의점 등에서도 디자인 외주사가 이러한 손 모양을 삽입한 것이 문제가 돼 원청 업체들이 사과문을 게재하고 이미지 수정 등 조치가 이어졌다.
엔젤릭버스터 영상을 맡은 스튜디오 뿌리의 팀장급 직원으로 알려진 네티즌 'D(가칭)'가 소셜 미디어 상에서 여성우월주의, 남성혐오적 표현을 해왔다는 점 역시 논란을 키웠다. 이에 뿌리 측은 "게이머들에게 불쾌감을 느끼게 해드린 것에 잘못을 통감한다", "스태프의 발언도 모두 확인했으며 해당 직원은 향후 PV(프로모션 영상)에 참여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문을 내놓았다.

남성 혐오적 손가락 표현 논란이 일었던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예고 영상. 해당 영상은 현재 유튜브에서 비공개 처리됐다. 사진=넥슨이미지 확대보기
남성 혐오적 손가락 표현 논란이 일었던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예고 영상. 해당 영상은 현재 유튜브에서 비공개 처리됐다. 사진=넥슨

넥슨은 메이플스토리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스튜디오 뿌리와 협업한 영상을 대부분 유튜브에서 비공개 처리했다. 김창섭 디렉터는 "우리가 파악한 모든 영상, 나아가 해당 제작자와 직접 연관이 없다 해도 해당 업체와 협업한 모든 영상에 대해 전수 조사할 것"이라며 "조사 이후 수정과 삭제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해당 라이브 방송은 별도 예고 없이 편성된 긴급 방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4만5000명 이상의 동시 시청자가 몰리며 큰 화제가 됐다. 메이플스토리 커뮤니티에선 "꼭 필요한 방송이었다", "적절한 조치 기대된다", "대창섭, 빛창섭" 등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외에도 '블루 아카이브', '던전 앤 파이터'와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 등 넥슨 인기작의 메인 디렉터들은 26일 줄줄이 입장문을 게재했다. 이들 역시 스튜디오 뿌리가 작업한 영상 중 문제가 되는 손가락 표현이 있었던 유튜브 영상들을 비공개 처리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과 '아우터플레인', 네오위즈 '브라운 더스트2' 등 게임의 운영진도 비슷한 내용의 공지를 게재하고 조치를 취했다. 카카오게임즈와 님블뉴런의 '이터널 리턴' 개발진은 영상을 넘어 게임 내 콘텐츠 전반에 걸쳐 전수조사를 진행, 문제가 되는 콘텐츠에 대해 환불 조치할 것을 약속했다.

김창섭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는 "많은 이들이 즐기는 게임은 그에 앞서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혐오, 조롱하는 표현이 없어야 한다는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맹목적 혐오가 게임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앞으로 최선을 다해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