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시각 장애인도 '게임 구매력' 有…보조 기기보다 인게임 지원 필요"

공유
0

"시각 장애인도 '게임 구매력' 有…보조 기기보다 인게임 지원 필요"

콘진원, '시각장애인 게임 접근성 개선' 보고서 발간
"한국 게임계 노력 고무적…양적 확산·정밀 분석 필요"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시각장애인 게임 접근성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 외주를 맡은 한신대학교 연구원이 시각장애인의 실제 게임 이용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콘진원, 한신대학교 산학협력단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시각장애인 게임 접근성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 외주를 맡은 한신대학교 연구원이 시각장애인의 실제 게임 이용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콘진원, 한신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시각장애인 게임 접근성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시각장애인들에게도 게임 구매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며, 이들을 위해선 제3자가 개발한 외부 보조 기기보단 게임 내 기술적 지원 등이 선결돼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이번 보고서는 한신대학교 산학협력단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협력, 국내 시각장애인 120명(전맹인 45명, 저시력인 57명, 색약·색맹인 1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됐다.

연구진이 분석적 계층화 과정법(AHP)을 토대로 응답자들이 게임 이용에 있어 불편함을 느끼는 분야를 점수화(100점 만점 기준)한 결과 '인게임 아이템 결제' 부분에서 20.8점 수준의 불편함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게임 시작 단계에는 29.3점, 게임 플레이 도중 불편함을 느낀 수준은 49.8점이었다.

현재 게임 이용 과정에서 불편을 해소하는 방법으로는 '인게임 자체 접근성 기능'이 34.6점, '별도 보조 기기·프로그램'이 46.3점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용자들이 향후 개선을 원하는 방법의 우선순위에 대한 조사 결과는 인게임 자체 접근성이 69.7점으로 2배 이상 높았으며 별도 보조 기기·프로그램은 19.8점에 불과했다.

콘진원 측은 "시각장애인들은 스토리 파악이나 인게임 진행 등에 있어 어려움을 느끼면서도 구매 의욕 등 게임에 큰 흥미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로딩 피드백, 길 찾기, 타이머 피드백 등 인게임 기능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이 게임 'A3: 스틸 얼라이브'에 적용한 딥러닝 기반 음성 인식 시스템 '모니카' 설명 이미지. 사진=넷마블이미지 확대보기
넷마블이 게임 'A3: 스틸 얼라이브'에 적용한 딥러닝 기반 음성 인식 시스템 '모니카' 설명 이미지. 사진=넷마블

한신대 연구진은 조사 과정에서 게임을 12개 장르(RPG·액션RPG, 액션어드벤처, 액션·대전 격투, 시뮬레이션, 실시간 전략(RTS), AOS·MOBA, 슈팅·배틀로얄, 레이싱, 스포츠, 보드·카드·퍼즐·퀴즈, 기타)로 구분, 국내외 개발작·인디 게임 등을 포함 총 96개 게임을 선정해 기초 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넥슨 '던전 앤 파이터'나 넷마블 'A3: 스틸 얼라이브',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시리즈 등 국산 게임에 색약 모드, 딥러닝 기반 음성 인식 시스템 등 접근성을 위한 기술적 조치들이 취해졌다.
또 국내 중소 게임사인 올다이스가 개발한 퍼즐 어드벤처 게임 '플로리스 다크니스', 다누온의 리듬 게임 '소울메이트 리나·하나' 등 시각장애인과 비 장애인이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게임들도 있었다.

앞서 언급한 게임사들 외에도 카카오게임즈가 지난해 3월 국립재활원, 아름다운재단,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와 '장애인용 게임 보조기기 지원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같은해 9월에는 스마일게이트도 미국의 비영리 단체 '에이블게이머즈'와 장애인 접근성 인식 강화를 목표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연구진은 "해외 게임업계의 접근성 제고 노력에 비해 국산 게임이 크게 비교됐던 과거와 달리, 국산 게임들의 접근성 향상 노력이 크게 확산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도 "접근성 조치를 취한 게임의 수, 접근성 관련 확산 속도 등 양적인 면에선 해외 게임들과 여전히 현저히 비교되는 만큼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외 게임사들의 접근성 개선 노력이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으나 색약 모드의 효용성 문제, 외부 보조 장치의 호환 오류 문제 등 만족감이 크지 않은 경우도 다수 발견됐다"며 "게임 별 조치 내용의 효용성에 대한 정밀 분석과 더불어 개발 과정에 시각장애인들 직·간접적 참여 등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