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왓챠, LGU+ 투자 빌미 '기술 탈취'…소송 검토

공유
0

왓챠, LGU+ 투자 빌미 '기술 탈취'…소송 검토

투자 검토 빌미로 '왓챠피디아' 핵심 기술 탈취 주장
기술 분쟁 해결에 통상 2~3년 소요…비용 부담도 커

왓챠가 LG유플러스의 U+tv모아 서비스에 대한 왓챠피디아의 유사성을 제기하며 소송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사진=왓챠이미지 확대보기
왓챠가 LG유플러스의 U+tv모아 서비스에 대한 왓챠피디아의 유사성을 제기하며 소송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사진=왓챠
왓챠가 자사 서비스 왓챠피디아에 대한 기술 탈취 건으로 LG유플러스와 '소송전'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왓챠가 주장하는 기술 모방점에 대해 미디어 업계에서는 보편적 기능과 디자인이라는 반박을 내세웠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왓챠가 LG유플러스를 상대로 기술 탈취(모방)에 대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LG유플러스가 왓챠에 투자 검토를 빌미로 '왓챠피디아'의 핵심 기술 등을 탈취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LG유플러스는 왓챠에 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2022년 12월 초만 하더라도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으며 세부 내용을 조율 중에 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은 웨이브를, KT는 티빙과 시즌 합병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 강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LG유플러스도 '왓챠' 투자를 통해 미디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행보일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12월 중순~말에 접어들며 LG유플러스가 왓챠에 대한 투자를 철회한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왓챠 인수로 인한 LG유플러스의 위험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투자 철회의 결정적 원인으로는 왓챠가 2021년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두나무와 벤처캐피털 인라이트벤처스 등으로부터 490억원을 조달한 일이 지목됐다. LG유플러스가 왓챠를 인수할 경우 해당 금액을 상환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문제가 되는 지점은 바로 다음이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2월 'U+tv 모아'의 출시를 앞두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베타서비스를 실시했다. 'U+tv 모아'는 LG유플러스에서 제공하는 IPTV 서비스인 U+tv를 모바일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간단히 말하면 작품의 기본 정보와 평론가 평점, 시청자 리뷰 등을 한데 제공하는 기능이 주를 이룬다. 바로 해당 서비스에서 왓챠의 왓챠피디아와의 유사성이 발견되며 기술을 모방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왓챠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LG유플러스를 신고한 데 이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에 기술침해 신고서를 제출했다. 공정위 측에서는 '심사 불개시' 처분을 내렸으며 왓챠 측의 기술 탈취 주장에 대해 "특허법 등 법에서 보호할 만한 기술로 보기 어렵다"는 결정 근거를 전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19일에는 LG유플러스의 서비스 복제 행위에 대한 왓챠 입장 및 자료를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배포했다.

왓챠는 자료를 통해 "단순히 콘텐츠 별점 평가를 한다는 점에서 왓챠피디아와 유사한 수준을 넘어섰다. 전체적인 서비스 구성과 기능적 요소, 심지어 아이콘 디자인과 왓챠의 의도적 오표기인 '보고싶어요' 기능 명칭까지 그대로 복제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가 왓챠의 핵심 기술, 서비스 운영 노하우 등을 탈취한 뒤 투자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왓챠로부터 취득한 것으로 의심되는 기술을 활용해 자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는 주장도 함께 했다.

다만 대기업을 상대로 한 왓챠의 기술 탈취 분쟁이 원하는 결과에 다다를지는 의문이다. 중소기업이 소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면 통상적으로 2~3년 시간이 걸리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소모된다. 만약 소송을 제기하고 소송전이 장기화될 경우 적자가 계속되는 왓챠의 재무 상태로 이와 같은 부담을 견디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문제가 된 '보고싶어요' 등의 표기를 다른 문구로 변경해 지난 2월 'U+tv 모아'를 정식 출시한 상태다. 왓챠 관계자는 이에 대해 "U+tv 모아는 왓챠피디아의 오타까지 모방하며 10개월 동안 투자를 빙자한 실사 기간 동안 왓챠의 데이터와 기술을 침해하고 이를 적용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 부분의 치명성을 배제하고자 (U+tv 모아 표기를) 서둘러 수정했다. 당사는 여러 가지 정황 등을 고려해 추후 대응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왓챠는 현재 중소기업부의 지원을 받아 무료 법률 자문을 진행 중이다. 필요하다면 법적 공방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왓챠가 주장하는 디자인은 미디어 콘텐츠 업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디자인이다. 다만, 출시 전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수정을 거친 것"이라고 해명하며 "LG유플러스는 왓챠가 공정위 및 중기부 기술 침해 신고서를 제출했을 때 조사에 필요한 서류 제출에 성실하게 임했다. 이후 왓챠의 행보에 대해 저희가 추가적으로 말씀드릴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