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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도입 '필수'…"그렇지 않으면 도태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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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도입 '필수'…"그렇지 않으면 도태될 것"

AI가 못 하는 업무를 '사람'이 해야
LLM 도입 전 비용 등 현실적 문제 고려 必

17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가운데)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월드IT쇼'에 참석해 기아 부스에서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편슬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7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가운데)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월드IT쇼'에 참석해 기아 부스에서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편슬기 기자
인공지능(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일 잘 하는 직원, 나아가 성공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람과 AI의 할 일을 명확히 나눌 줄 알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AI를 활용하지 않는 이들은 결국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함께 했다.

17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2024 월드IT쇼(WIS)'가 개최됐다. 국내 최대 규모 ICT 전시회인 WIS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유망 스타트업 등이 참가해 첨단 IT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다. 삼성, LG전자, SK텔레콤, KT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참여에 참관객들이 개최 첫 날부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날 전시회와 함께 열린 '글로벌 ICT 전망 콘퍼런스'에서는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과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각각 '초거대 생성 AI가 불러온 변화와 우리의 대응 전략', '생성형 AI와 AI 반도체'에 대해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하정우 센터장은 "챗GPT 등장으로 촉발된 AI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던 것이 지난 1월이었는데, 벌써 3개월이 지났다. 시대 흐름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정우 센터장은 챗GPT를 업무에 활용한 그룹과 업무에 활용하지 않은 그룹을 비교한 결과 사용 그룹은 업무 효율 평균 6점을 기록했고 쓰지 않은 쪽은 평균 4점을 기록했다는 외국의 실험 사례를 예로 들며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않는 쪽은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미 블룸버그의 '뉴스 요약 AI', 골드먼삭스의 '투자 분석 AI' 등 세계 유수의 대기업들이 자체 AI를 개발하거나 생성형 AI를 도입해 사용 중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글로벌 ICT 전망 콘퍼런스'에서 기조강연 중인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 사진=편슬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ICT 전망 콘퍼런스'에서 기조강연 중인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 사진=편슬기 기자

지난해 사이언스를 통해 공개된 '생성형 인공지능의 생산성 효과에 대한 실험적 증거' 논문에서도 생성형 AI가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챗GPT를 문서 작업에 활용하면 40%의 시간이 단축되고 출력 품질은 18% 증가했다.

하 센터장은 "생성형 AI는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들어와 있다. 중요한 것은 생성형 AI를 빠르게 도입하고 이를 통한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내는가 하는 것이다. 앞으로 사람들의 업무 모습은 지금까지와는 달라지게 될 것이다. 챗GPT가 보고서를 작성하고, 내용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뒤 다시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의 업무를 처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여기서 사람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중요한 포인트인데, AI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AI가 하면 안 되는 일 혹은 AI가 어려워하는 일을 찾아서 하면 그게 바로 일 잘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다음 연사로 연단에 오른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생성형 AI, 그 중에서도 거대 언어 모델(LLM)에 대해 설명했다. LLM의 추론 연산에 필요한 GPU 및 전력 비용은 실로 천문학적인 금액에 가까운 수준이다. 챗GPT를 운영하고 있는 오픈AI에서조차 GPT 4.0 모델을 유료 구독하고 있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3시간 동안 25개 이상의 질문을 하지 못하게 설정해 놓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앞서 설명한 연산에 들어가는 비용 탓이다. 잦은 질문으로 과다한 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동 장치를 설정한 것.

박성현 대표는 "이처럼 챗GPT 연산 도중 소모되는 전력이 어마어마하다. LLM 상용화로 인한 전력 비용만 1년에 1.5조원 가까이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생성형 AI 개발과 도입, 중요한 부분이나 기업들은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부터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LLM 모델은 성능이 뛰어나야 사람들이 사용한다. 하지만 높은 성능, 사용자 수 증가에 따라 그걸 감당할 데이터센터는 규모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은 LLM 개발 및 도입 이전에 '효율성'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대표는 "빠른 연산을 해낼 수 있으면서도 전력 소모량이 낮은 GPU가 향후 LLM 개발 및 도입에 있어 주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 될 것이다. 리벨리온은 바로 이런 점에 주목해 AI 반도체 아톰을 개발했다. 아톰은 빠른 연산을 돕되 낮은 전력 소모와 도입 비용으로 AI 개발 및 도입 인프라 조성에 있어 기업의 비용적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형주 HL 디앤아이 한라 프로는 "강연을 들으며 생각보다 얻는 정보나 관점, 인사이트가 많았던 것 같다. AI 시대를 맞이하며 기업이 어떻게, 무엇을 준비를 해야 되는지 정확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었는데 강연을 통해 우리가 지금 이러고 있으면 안 되겠구나 경각심을 느낀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