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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원화(KRW) 암호화폐 거래액, USD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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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원화(KRW) 암호화폐 거래액, USD 추월

원화 거래액 약 632조원
지난해 연간 총예산(638조원) 육박
빗썸·코빗 수수료 무료 정책 영향

주요 법정화폐별 1분기 암호화폐 거래소 거래대금. 자료=카이코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법정화폐별 1분기 암호화폐 거래소 거래대금. 자료=카이코
암호화폐 시장에서 한국은 거래량 기준 글로벌 2~3위 국가로 알려졌는데 새로운 조사 보고서를 통해 알려진 사실은 그보다 더 충격적이다.

프랑스 소재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인 카이코(Kaiko)가 15일(현지 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에서 원화(KRW)와 관련된 CEX(중앙화 거래소)의 거래액이 4560억 달러(약 632조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총예산(638조7276억원)과 맞먹는 수치다.
그뿐만 아니라 이 거래액은 같은 기간 달러(USD)로 거래된 4450억 달러(약 617조원)를 소폭 상회하는 수치다. 여기서 달러는 미국만이 아니라 달러를 사용하는 여러 나라의 거래소를 포함하는 수치이므로 국내 암호화폐 거래액이 실로 엄청남을 알 수 있다.

국내 4대 원화마켓 거래소의 점유율 변화 추이. 빗썸이 지난해 10월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친 뒤 점유율이 크게 상승했다. 이와 반대로 업비트의 점유율이 일부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카이코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4대 원화마켓 거래소의 점유율 변화 추이. 빗썸이 지난해 10월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친 뒤 점유율이 크게 상승했다. 이와 반대로 업비트의 점유율이 일부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카이코


이처럼 국내 암호화폐 거래대금이 증가한 데에는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의 경쟁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보고서는 빗썸과 코빗이 국내 암호화폐 시장점유율 80%가량을 차지하는 업비트에 대항하기 위해 거래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친 탓이라고 분석했다. 빗썸은 지난해 10월 4일부터, 코빗은 10월 20일부터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실시했다. 그러다가 빗썸은 2월 5일, 코빗은 3월 1일부터 수수료 무료 정책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카이코는 "코빗의 시장점유율은 2024년 평균 1% 미만으로 크게 증가하지 않았지만, 빗썸의 시장점유율은 2023년 10월 수수료 무료 정책 도입 이후 몇 달 만에 3배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격적인 마케팅 정책의 일환으로 실시한 수수료 무료 정책은 결국 지난해 연간 매출의 60% 감소로 이어졌다.

결국 1분기에는 수수료 무료에 따른 거래량 급등으로 원화(KRW) 거래액이 처음으로 달러(USD) 거래액을 능가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거래량 증가와 관련해서도 또 다른 특이점에 눈에 띈다. 통상적으로 암호화폐 투자자, 특히 전문 투자자일수록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를 중심으로 매매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이 두 코인을 제외한 다른 코인(알트코인) 거래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알트코인은 상승/하락의 변동 폭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보다 훨씬 커 해당 코인의 투자는 말 그대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성향이 두드러진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