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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수수료 못낸다"…콘솔 게임사, 양대 앱 마켓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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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수수료 못낸다"…콘솔 게임사, 양대 앱 마켓에 '도전장'

MS 'Xbox 앱 마켓' 오는 7월 서비스 개시
소니IE, 앱 마켓 분야 전문가 공개 모집
패키지 게임 시장 축소로 신 시장 개척

플레이스테이션 운영사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소니IE)와 엑스박스 운영사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 기반 앱스토어 구축에 나선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플레이스테이션 운영사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소니IE)와 엑스박스 운영사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 기반 앱스토어 구축에 나선다. 사진=로이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가 콘솔 게임 사업을 기반으로 앱마켓 시장에 도전한다. '인앱 결제 수수료 30%'로 대표되는 주류 앱마켓의 플랫폼 정책에 본격적으로 맞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라 본드(Sarah Bond) MS 엑스박스(Xbox) 사장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블룸버그 기술 서밋 행사에서 "오는 7월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Xbox 모바일 게임 스토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MS는 기존에도 게임 기반 앱마켓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수 차례 강조했다. 지난 2022년에도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계약에 관해 영국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Xbox 플랫폼을 앱마켓 분야로도 확대할 것"이라며 "구글·애플 등이 보유한 기존 모바일 시장 소비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큰 변화를 줄 예정"이라는 내용을 명시했다.

Xbox 앱 스토어에는 앞서 언급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하스스톤'이나 '캔디 크러쉬 사가', 모장 스튜디오의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자회사 대표 IP들은 물론 외부 파트너사의 게임들까지도 입점할 전망이다. 필 스펜서 MS 게임사업부 대표는 지난해 말 블룸버그와 인터뷰서 "자체 앱마켓 내 게임 출시를 위해 여러 파트너들과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MS의 콘솔 게임업계 라이벌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소니IE) 또한 앱마켓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소니IE는 최근 미국 지역에서 가칭 '플레이스테이션 스튜디오 모바일'을 이끌 관리자와 엔지니어 등을 구인하기 시작했다. 자격 요건으로는 8년 이상의 모바일 게임 분야 전문 경력, 기술 분야 전문가·비전문가를 아우를 수 있는 소통 역량, 대규모 백엔드 서비스 운영 경험 등을 명시했다.

소니IE 역시 외부 앱들의 입점을 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는 구인 공지를 통해 "플레이스테이션 스튜디오 모바일은 무료 모바일 게임을 개발, 퍼블리싱, 운영하는 플랫폼"이라며 "내부 팀이 보유한 콘텐츠를 새 플랫폼에 연결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모바일 게임이 플레이스테이션의 기준에 충족하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왼쪽)와 애플 앱스토어 로고.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구글 플레이스토어(왼쪽)와 애플 앱스토어 로고. 사진=각 사

양대 콘솔 게임사가 앱마켓을 설립하는 것에 업계인들은 크게 놀라지는 않는 편이며, 오히려 기대감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 양대 앱마켓의 인앱 결제 수수료 30% 정책 등 운영에 관해 불만을 표한 게임 개발사, 퍼블리셔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앱마켓의 수수료 정책을 견제한 사례도 적지 않다. 한국의 방송통신위원회는 2022년, 구글과 애플이 앱 공급자들에게 인앱 결제 정책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막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이른바 '구글·애플 갑질 방지법'을 시행했다. 올 3월에는 미국 법무부에서도 애플이 앱스토어 등을 운영하며 독과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소송전에 나섰다.

애플이 콘솔 게임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점 또한 특기해야 할 부분이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 15 프로'를 소개하며 제품의 주요 강점 중 하나로 AAA급 콘솔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수준의 그래픽 품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유비소프트, 캡콤, 호요버스 등 게임사 관계자들이 파트너로서 제품 발표회에 함께 했다.

콘솔 게임사들 입장에서는 앱마켓 사업자들과의 경쟁 외에도 자체 사업 포트폴리오의 저변 확대를 위해 앱마켓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콘솔 게임의 근간이 되는 패키지 게임 시장이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른바 'AAA급 게임'이 중심이 되는 패키지 게임 시장 분야에 있어서 코로나19 유행 전후로 인건비, 게임 개발 비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반면 패키지 게임 판매가는 게이머들의 심리적 저항선에 부딪혀 크게 오르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 가운데 대형 게임사보다도 중소 개발사의 게임이나 인디게임이 성공을 거두거나 부분 유료화 비즈니스 모델(BM)을 적용한 온라인·모바일 게임의 콘솔 기기 버전이 오히려 인기를 얻는 사례가 늘고 있어 전체적인 수요는 오히려 줄어드는 모양새다.

이에 MS는 최근 '하이파이 러시' 개발사인 탱고 게임웍스를 비롯한 개발 자회사 다섯 개의 법인 운영을 종료하는 등 구조 조정에 나섰다. 소니IE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취임한 토토키 히로키(十時裕樹)는 "오는 2026년까지 라이브 서비스 게임(부분 무료화 온라인 게임) 10종을 새롭게 론칭할 것"이라 말하는 등 '탈 패키지 게임' 사업을 목표로 제시했다.

MS와 소니IE 중 앱마켓 시장 공략은 MS가 앞서갈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전문 외신 비디오 게임 크로니클(VGC)과 모바일게이머(MobileGamer)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소니IE는 몇 해에 걸쳐 모바일 사업부를 구축해왔으나, 지난해 말 징가 출신의 미하일 카코프(Michail Katkoff) 이사, 애플 아케이드 출신의 니콜라 세바스티니(Nicola Sebastini) 이사가 퇴사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