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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 퀘스트 ②] 내러티브, '스낵 컬처' 넘어 '문화 예술'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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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 퀘스트 ②] 내러티브, '스낵 컬처' 넘어 '문화 예술' 되는 길

'P의 거짓', '스컬', '산나비' 등
내러티브 게임 연이어 흥행
"지속 가능한 성장에 필수적"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 '산나비', '사망여각', '안녕서울' 등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이목을 끈 인디 게임의 곁에는 언제나 네오위즈가 있었다. 인디 게임 행사의 단골 후원사이자 자체적으로 '방구석 인디 게임쇼'까지 개최했던 네오위즈가 최근 모집 기간 약 1년, 우승 상금만 1억원이 걸린 초대형 인디 게임 공모전 '네오위즈 퀘스트'의 개최를 알렸다. 유례를 찾기 힘든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배경과 인디 게임에 이렇게 까지 진심인 이유, 앞으로의 비전을 3회에 걸쳐 특집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① 우승 상금만 1억원, '통 큰 공모전' 여는 이유
② 내러티브, '스낵 컬처' 넘어 '문화 예술' 되는 길
③ 국산 게임 세계화, 공모전 넘어 '모두의 퀘스트'

네오위즈의 최우혁 PC게임사업부장(왼쪽)과 송화섭 PC콘솔사업부 팀장. 사진=네오위즈이미지 확대보기
네오위즈의 최우혁 PC게임사업부장(왼쪽)과 송화섭 PC콘솔사업부 팀장. 사진=네오위즈

네오위즈 퀘스트를 소개하기 위해 나선 최우혁 PC게임사업부장과 송화섭 PC콘솔사업부 팀장은 게임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다. 최우혁 실장은 네오위즈에 오랜 기간 근무하며 '슬러거', '피파 온라인(현 EA 스포츠 FC 온라인)', '스페셜 포스', '아바(A.V.A)' 등에 참여했다. 송화섭 팀장의 경우 네오위즈에 4개월 전 합류했으나 그 이전에 게임 퍼블리싱과 사업 개발, PR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배경은 전혀 다른 두 사람이었지만 게임의 장기적인 성공에 있어 내러티브가 중요하다는 관점은 공유했다. 최우혁 실장과 송화섭 실장은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공을 거두는 것은 게임사를 나아가 기업이 가진 의무"라며 "게임이 콘텐츠로서 장기간 성공하는 데에는 내러티브를 통한 팬덤 형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네오위즈의 비전"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2023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네오위즈 자체 개발작 'P의 거짓', 네오위즈가 퍼블리싱을 맡아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인디 게임인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와 '산나비' 등은 모두 국내외 게이머들에게 내러티브적인 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원더포션이 개발하고 네오위즈가 서비스한 게임 '산나비'. 사진=네오위즈이미지 확대보기
원더포션이 개발하고 네오위즈가 서비스한 게임 '산나비'. 사진=네오위즈

산나비는 '부모의 사랑'이라는 테마를 도트 그래픽 RPG로 표현, 일본의 유명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 나스 키노코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송화섭 팀장은 "산나비가 확실히 우리의 '내러티브 중심의 게임'이라는 비전을 확고히 보여준 게임이었다고 본다"며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한 대표적인 타이틀이라 당당히 말할 수 있다"고 평했다.

P의 거짓 또한 피노키오의 잔혹극적 재해석이라는 시나리오, '벨 에포크'를 테마로 한 인형 도시 '크라트' 등 세계관, 오케스트라와 샹송 중심의 OST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높은 완성도의 내러티브를 가진 게임으로 평가받았다. 네오위즈는 이에 힘입어 최근 P의 거짓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송 팀장은 "스토리와 세계관, 캐릭터, 음향 등이 총체적으로 이용자들의 공감을 얻었을 때 게임이 단순히 스낵처럼 소비하는 콘텐츠를 넘어 '문화 예술'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본다"며 "P의 거짓을 비롯한 게임들이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선보이고, 게이머들이 이에 호응하고 있다는 것은 게임이 문화 예술로 인정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3월 22일 열린 'P의 거짓' 오케스트라 콘서트 현장의 모습. 사진=네오위즈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3월 22일 열린 'P의 거짓' 오케스트라 콘서트 현장의 모습. 사진=네오위즈

국내 게임업계 또한 전반적으로 라이브 서비스 역량과 비즈니스 모델(BM)에 초점을 맞추던 기존과 달리 내러티브적 완성도에도 관심을 갖는 모양새다. 콘솔 게임으로 대표되는 '패키지 게임' 시장에 대형 게임사들이 연달아 도전하는 것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최우혁 부장은 "네오위즈가 특별히 어떤 사건이 있어서, 특정한 게임이 성공을 거둬서 내러티브를 비전으로 확립한 것은 아니다"라며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게임이란 무엇인가를 확인하고, 검증하며 점차적으로 변해온 것이 지금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또 "게임업계에 오래 몸을 담아온 분들 가운데 '예전엔 확실히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확실히 내러티브가 중요하다는 걸 알겠다', '나만 내러티브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게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네오위즈가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기보다는 그저 '눈에 띄게 표현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봐주시면 좋을 듯 싶다"고 덧붙였다. (3부에서 계속)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