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AI GPU 1만장 확보 목표
이를 위해 1조4600억원 추경
이재명 ·김문수 후보도 GPU 확보 공약
예산과 인력 양성 등 방안은 '두루뭉술'
이를 위해 1조4600억원 추경
이재명 ·김문수 후보도 GPU 확보 공약
예산과 인력 양성 등 방안은 '두루뭉술'

먼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첨단·대규모 GPU(엔비디아 H200·B200)을 신속히 확보하고 구축해 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업(CSP)을 공개모집하고 선정해 GPU 구매를 대행할 게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1조4600억 원 규모의 추경 예산을 편성했으며 확보된 GPU는 국가 AI컴퓨팅센터(SPC)를 중심으로 산학연 및 국가 프로젝트 등에 전략적으로 배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또 미국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강화하며, 연내 GPU 확보와 서비스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I가 전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커지자 대선 후보들도 약속이라도 한 듯 AI GPU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모두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규정하며,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이 후보는 2030년까지 고성능 GPU 5만장 이상을 확보, 국가 AI 데이터 집적 클러스터 및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AI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정부 예산과 민간 투자를 합쳐 100조 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AI 예산 비중을 선진국 수준 이상으로 증액하고, '모두의 AI' 프로젝트로 전 국민이 선진국 수준의 AI를 무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AI 융복합 산업 활성화, 인재 양성(석·박사, 병역특례, 해외 인재 유치), AI 단과대학 설립 등도 주요 공약에 포함시켰다.

김 후보도 이에 질세라 'AI·에너지 3대 강국 도약'을 내세우며, 이재명 후보보다 2배 많은 GPU 10만장 확보를 공약했다.
이를 위해 김 후보는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는 100조 원 규모의 민관 합동 AI 혁신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AI 반도체(GPU) 대량 확보와 인재 20만 명 양성, AI 대학원·SW중심대학 정원 확대, 글로벌 대학 협력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간 주도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장의 역동성을 살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와 대선 후보들이 모두 AI GPU를 강조하는 까닭은 AI 산업의 경쟁력이 대규모 데이터와 이를 처리할 첨단 GPU 인프라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가 4월 발표한 'AI 인덱스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민간 기업의 AI 투자 규모는 1조8800억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투자규모로는 11위다. 반면 미국의 민간부문 AI 투자 규모는 155조7500억 원, 중국은 13조1583억 원 수준이다.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7배, 미국은 무려 82배 이상 더 많이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산 문제도 크다. 정부의 1만~1.8만장 확보는 단기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지만 후보들이 내건 5만장, 10만장은 비용도 문제거니와 물량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특히 이 정도 수량과 공약에서 언급한 100조 원대 투자는 민간과 글로벌 자본의 대대적 유치, 정책적 지지가 뒷받침돼야만 가능해 보인다.
때문에 정부의 계획도, 후보들의 공약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구체성이 떨어진다"며, "특히 AI 인력 양성이나 해외 인재 유치 등 실행 전략이 없다"고 꼬집었다.
가천대 김용석 교수(반도체대학원장)도 "하드웨어가 있어도 이를 제대로 쓸 수 있는 인력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AI 기초 모델 학습, 컴파일러 개발 등 소프트웨어·인재 양성이 훨씬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