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2일까지 CBT 실시
완성도 높은 3D 카툰 그래픽
게임 몰입 위해 스토리 개선 필요
완성도 높은 3D 카툰 그래픽
게임 몰입 위해 스토리 개선 필요

하운드13이 개발하고 웹젠이 서비스를 맡은 차기작 '드래곤 소드'의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가 오는 6월 2일까지 진행된다.
드래곤 소드는 언리얼 엔진을 근간으로 카툰 렌더링 그래픽을 전면에 내세운 오픈월드 액션 RPG다. 검과 마법으로 대표되는 중세 판타지를 배경 세계관으로 차용했으며 여러 일행으로 파티를 구성, 캐릭터 한 명 만이 전투에 나서고 상황에 따라 다른 캐릭터로 교체하는 '태그 배틀'을 핵심으로 한다.

액션 RPG로서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초기 파티 기준으로 체력 회복과 단일 대상 폭딜 능력을 겸비한 검사 '류트', 도끼를 휘둘러 광역 공격에 특화된 엘프 '카스텔라', 활과 폭탄으로 원거리에서 적을 갉아먹는 '아리아' 모두 각자의 무장에 맞는 역할을 한다. 일반 공격과 스킬 외에도 적을 기절시킨 상황에서 터지는 특수 공격, 태그 공격이 어우러져 타격감과 전투 조작감 모두 만족할 만했다.
오픈월드 어드벤처 요소 역시 좋은 평가를 줄 수 있다. 광활한 대륙과 다양한 인간이 머무는 도시 모두 완성도 높게 제작됐고, 각지에서 보물상자나 던전은 물론 다양한 재료를 활용할 수 있는 '요리 구역', 부활 지역의 역할을 하는 '여신상', 빠른 이동을 돕는 고대 유물 '에오나의 유산' 등 다양한 수집 요소들을 만나볼 수 있다.

드래곤 소드만의 차별점이라면 단연 탈것인 '퍼밀리어'다. 단순히 이동속도를 높이는 수집 요소인 것을 넘어 달리면서 방향을 전환할 때 각도가 제한되는 '드리프트' 기능, 공중에서 떨어지는 속도를 늦추는 '활강'에 수직에 가까운 각도의 절벽, 나무까지도 자유롭게 오르는 등반 기능까지 다채롭게 탑재됐다. 필드 내 수집요소들도 퍼밀리어를 탄 채 수집할 수 있어 퍼밀리어만 타고 돌아다니며 모험해도 드래곤 소드만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2020년 이후 출시된 카툰 그래픽 액션 RPG는 대부분 호요버스의 히트작 '원신'에 비견되는 경우가 잦다. 이 게임 역시 밝은 색채의 판타지 세계관, 파티 단위 실시간 전투 등 여러 면에서 비슷한 점을 찾을 수 있다. 원신을 뛰어넘는 대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그에 견줄 만한 완성도, 여기에 퍼밀리어라는 차별화된 강점도 있어 전반적으로 오픈월드 액션 RPG로서 높은 점수를 줄 만했다.

액션성과 어드벤처적 측면에선 높은 만족도를 주는 드래곤 소드였지만, 게임에 몰입감을 높일 스토리 부문에선 보완해야 될 부분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게임의 주인공 '류트'는 선량함, 나쁘게 말하면 순진함을 가진 소년이라는 설정이다. 견습 검사 수준의 실력임에도 세계 내에서 드문 능력인 '치유'를 활용할 수 있어 앞서 언급한 카스텔라·아리아 등 용병들의 주목을 받고, 그들의 단장인 '조니'는 류트에게 순진함으로는 살 수 없는 만만치 않은 세계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일종의 '멘토'로 등장한다.

그러나 게임을 진행할 수록 조니는 자신의 공적을 부풀리고, 꼼수를 써서 임무를 수행하는 등 좋은 리더라기 보단 허세로 가득찬 공상가에 가까운 모습 만을 보여준다. 류트와의 첫 만남에서도 류트를 속여서 자신의 임무에 활용하거나, 폭탄을 무턱대고 터뜨려 일행 전체를 위험에 파뜨리고, 류트의 명치에 주먹질을 해 기절시키더니 은근슬쩍 거짓 용병 계약을 체결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이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첫 퀘스트에서 만난 농장 소녀 엘리는 주인공들을 연거푸 속여넘기고, 이에 항의하는 주인공들에게 "속은 너희들이 바보"라고 뻔뻔하게 외친다. 성당에서 만난 수녀 '오네트'도 말은 그럴싸하게 하지만 비밀 임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로 공식적인 보상은 없는 것으로 처리한다.

스토리 상에서 NPC들이 주인공을 기만하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끝없는 기만과 술수는 게임의 분위기가 어둡고 칙칙한 세계관이었거나, 이용자들이 선택에 따라 이를 회피할 수 있도록 했다면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해 몰입감을 끌어올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의 전반적 테마는 판타지 활극이고, 이용자가 스토리 상 선택할 수 있는 부분도 극히 제한된 선형적 구조를 띈다. 선택지도 없는 상황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사기극은 게이머에게 신출내기들의 엉뚱발랄한 활극보단 호구들의 답답한 촌극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언급한 원신을 위시한 카툰 그래픽 액션 RPG들은 대부분 캐릭터나 그들의 코스튬 등을 확률 뽑기 형태로 획득할 수 있는 것을 핵심 비즈니스 모델(BM)로 삼는다. 앞서 언급한 '조니'나 '오네트' 등은 아마도 뽑기 대상 캐릭터로 BM에 있어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가운데 스토리가 이들의 매력을 반감한다면 게임의 상업적 성과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스토리 외에도 PC 버전 기준으로 유사 게임 대비 높은 컴퓨팅 성능을 요구하는 등 기술적 최적화 문제, 전투 중 Y축(세로 축)에서 상호작용성이 매끄럽지 않은 문제 등도 눈에 띄었다. 베타 버전인 만큼 정식 출시 전까지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인 만큼 납득할 수 있는 영역이다.
전반적으로 드래곤 소드는 국내 중소 게임사의 개발작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의 액션성과 어드벤처 요소가 결합됐으며 차별화된 매력도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다. CBT 이후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거쳐 스토리 등 아쉬운 점들을 보강해 많은 이들이 인정할 만한 수작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