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시작된 美의 中 규제
화웨이 독자 기술개발 부추겨
반도체, OS 등 '메이드 인 차이나'
미국 기술 빈자리 메우며 홀로서기
화웨이 독자 기술개발 부추겨
반도체, OS 등 '메이드 인 차이나'
미국 기술 빈자리 메우며 홀로서기

◇ 美 제재 뚫은 반도체 굴기…화웨이, 자체 생산 전환 가속
화웨이의 반도체 자립은 미국의 수출 규제 이후 더욱 속도를 냈다. 2019년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엔티티 리스트(Entity List·수출규제 기업 목록)에 올리며 첨단 반도체와 장비 수출을 차단했다. 그러자 화웨이는 중국 내 공급망 강화와 자체 생산 역량 확충에 집중했다. 실제로 선전시 광밍구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 세 곳은 화웨이가 고성능 반도체 생산의 전 과정을 중국 내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프로젝트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더 큰 야망을 품고 놀라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반도체 자회사 하이실리콘(HiSilicon)과 중국 파운드리 SMIC와의 협력을 통해 7나노(nm) 공정의 첨단 칩 생산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AI용 칩셋 '어센드(Ascend) 910D' 등 독자 칩을 내세워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의 영향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도 중국 신생업체 사이캐리어(SiCarrier) 등과 협력해 노광 장비 등 핵심 공정 장비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하모니OS, 글로벌 OS 양강 구도에 '균열'
하모니OS는 기존 안드로이드·리눅스 기반이 아닌 독립 커널 구조를 채택했으며, 중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이 19%를 기록해 iOS(17%)를 추월했다. 최근에는 안드로이드 앱 지원까지 배제한 '하모니OS 넥스트'도 공개, 완전한 소프트웨어 독립을 선언했다. 화웨이 측은 "하모니OS가 단일 기기 OS를 넘어 모든 단말을 통합하는 풀 시나리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AI·서버도 '탈미국'화…초거대 언어모델·AI칩 독자 개발
화웨이는 AI 분야에서도 자체 칩과 소프트웨어로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2000억 개 매개변수를 가진 초거대 언어모델 '판구 알파(PanGu Alpha)'를 공개했고, AI 서버에 자체 칩 '어센드' 시리즈를 탑재해 엔비디아 H100 등 미국산 칩에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어센드910C 칩에는 삼성전자 HBM이 탑재되기도 했으나, 미국의 추가 제재 이후 중국 내 공급망 중심으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 중국 내 애국 소비가 생태계 강화 가속
화웨이의 '메이드 인 차이나' 전략은 중국 내에서 애국 소비와 결합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모니OS는 중국 본토 시장에서만 점유율 2위를 기록하며 미국 기술의 빈자리를 빠르게 메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기술 굴기는 중국 제조 2025 전략의 상징"이라면서 "미국의 제재가 오히려 중국 IT산업의 자립과 혁신을 앞당겼다"고 평가한다.
다만, 하모니OS 등 화웨이 생태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iOS·안드로이드와 경쟁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글로벌 OS 시장에서 하모니OS 점유율이 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앱 생태계와 개발자 지원, 해외 소비자 수요 확대는 화웨이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