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700만 장 판매…동접 48만 명 '잭 팟'
장르 특화 개발력에 '유저 니즈'도 명확히 잡아
"우리끼리 싸우면 손해" 피로감 던 기획력 적중
장르 특화 개발력에 '유저 니즈'도 명확히 잡아
"우리끼리 싸우면 손해" 피로감 던 기획력 적중
이미지 확대보기넥슨의 신작 슈팅 게임 '아크 레이더스'가 1개월 넘게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개발진의 특화된 역량과 독특한 기획력이 시장의 추세와 맞아 떨어져 게이머들에게 긍정적 '화학 반응'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크 레이더스는 넥슨의 유럽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개발해 지난 10월 30일 출시한 3인칭 슈팅(TPS) 게임이다. '인류의 위기 속 생존 경쟁'이란 세계관을 배경으로 강력한 로봇 NPC '아크'들을 상대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 이 가운데 다른 인간 이용자들과 협력, 경쟁이 동시에 이뤄지는 PvPvE 생존 슈팅 게임, 이른바 '익스트랙션 슈팅' 장르의 게임이다.
평단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미국 리뷰 통계 사이트 메타 크리틱의 집계에 따르면 총 55종의 게임 전문 외신의 평균 평점 86점(100점 만점 기준)으로 집계됐다. 출시 2주 만에 공식 누적 판매량 400만 장을 돌파하며 흥행에도 성공했으며 출시 1개월이 지난 시점에는 약 700만 장이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용자 지표의 흐름 또한 긍정적이다.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 따르면 아크 레이더스는 출시 첫 주말인 지난달 2일에는 최다 동시 접속 35만 명을 기록했다. 9일에는 46만 명, 16일에는 48만 명으로 출시 후 최다치를 기록했으며 23일 44만 명, 30일 41만 명을 기록했다. 오픈 직후 입소문을 타고 이용자가 점차 증가했으며 하향 안정화 시점에도 그 수가 쉽게 줄지 않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한 인디게임 개발자는 아크 레이더스에 대해 "쏘고, 달리는 것 자체가 재밌는 데다 중립 몬스터 '아크' 또한 다채롭고 독특하게 디자인돼 신선한 느낌을 준다"며 "탄탄한 기본기와 숙련도를 갖춘 개발진이란 것은 유명했던 데다 FPS와 TPS의 차이점도 명확히 인지하며 개발한 듯하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을 맡은 엠바크 스튜디오는 과거 일렉트로닉 아츠(EA)의 FPS '배틀 필드' 개발에 참여했던 이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곳이다. 지난 2023년 출시한 데뷔작 '더 파이널스' 역시 FPS 장르 게임이었다.
익스트랙션 슈팅 게임으로서 아크 레이더스의 독특한 점은 '감정 표현' 기능이 세세하게 구현됐다는 것이다. 클릭 한 번으로 캐릭터 제스처를 취하고 말을 하는 것이 특징으로 특히 휴전하자는 뜻의 '쏘지 마(Don't Shoot)'가 상징적인 감정 표현으로 꼽힌다.
이미지 확대보기게임을 100시간 가까이 플레이했다는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Don't Shoot'을 의도된 기능이자 성공 요인이라고 짚었다. 그는 "가방 크기 자체가 작은 데다 '아크' 사냥이나 특수 파밍의 보상이 훨씬 높은 편"이라며 "연출적 박진감과 별개로 전투의 템포 자체는 느린 편이라 반격이 쉽게 가능하다보니 다른 인간을 공격하는 데서 오는 위험성은 큰데 반해 전투를 이긴 뒤 얻는 전리품은 적어 'Don't Shoot'이 설득력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익스트랙션 슈팅은 장르 특성 상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유저의 높은 피로감이 고질적 문제였다"며 "기존 게임들이 '티밍(전투 투입 전 팀을 짜고 들어감)' 시스템으로 이를 해소하려 시도한 가운데 아크 레이더스는 한발 더 나아가 'Don't Shoot'을 클릭하는 것만으로 다른 사람, 다른 팀에게 휴전을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모 게임사의 기획 직군 담당자는 "익스트랙션 슈팅 장르에 대한 유저들의 니즈를 철저히 분석, 기획한 게임인 것은 물론 출시 당시 기존 게임 침체, 신작 부재로 잠재적 소비자 수 대비 공급이 적었다는 외부적 호재도 있었다"며 "독특한 콘셉트에 TPS로서 재미, 익스트랙션 슈터로서 재미까지 3박자를 갖춰 내년 1분기까지 강세를 유지할 동력이 충분해 보인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슈팅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탁월한 만큼 상대적으로 빈약한 '아웃 게임 콘텐츠(인게임 전투 외 콘텐츠, 성장·상점·꾸미기·스토리·커뮤니티 기능 등)'를 보완해나가는 것이 다음 과제"라며 "주류 이용자들이 인게임 콘텐츠를 모두 소비한 시점에 어떤 시스템, 콘텐츠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장기 흥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