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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아니라는데…복지부는 여전히 "게임 중독 막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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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아니라는데…복지부는 여전히 "게임 중독 막겠다"

정신건강복지법 상 중독센터 운영 조항
'인터넷'을 '인터넷게임'으로 확대해석
한국게임이용자협회, 복지부 공개 규탄
관련 국민청원에 늑장 대응·답변 회피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입구에 놓인 표지석의 모습. 사진=보건복지부이미지 확대보기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입구에 놓인 표지석의 모습. 사진=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가 '게임은 중독물질'이라는 정책 기조를 지속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게임 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산업계 협회·단체의 반발은 물론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게임의 산업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음에도 '복지부동'인 상태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12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복지부는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법률 해석 왜곡 지적과 공개 청원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중독 관리 대상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를 위해 법적·제도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강력히 규탄하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정신건강복지법(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복지부 혹은 지방자치단체는 알코올과 마약, 도박, 인터넷 등의 중독 문제와 관련해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 이중 인터넷의 경우 유독 '인터넷 게임'으로 확대 해석해 게임을 중독센터의 치료 대상으로 간주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됐다.

지난해 6월에는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서 개최한 중독 예방 콘텐츠 공모전에 알코올·약물·도박·인터넷게임을 '4대 중독'으로 명기해 논란이 촉발됐다. 성남시 소재 판교에는 국내 주요 IT기업과 게임사들이 대거 입주해 있으며 게임 문화 축제 'GXG'를 매년 여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당시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와 한국게임정책학회, 게임인재단 등과 연합해 총 13개 협회·단체 공동으로 '게임을 중독으로 연상시키는 공모전 사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복지부에게 공개 질의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문체부 또한 당시 '게임 중독 용어 사용을 지양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복지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이에 더해 보건복지부 공식 홈페이지 내 정신건강정책 안내 페이지에 '인터넷 게임'을 중독 관리 대상으로 표기한 것을 삭제해 달라는 내용의 공개 청원을 제기했으며 여기에 1761명의 국민들이 의견을 냈다.

하지만 복지부는 청원법 상 처리 기한인 60일 범위를 넘겨 약 200일이 지난 후인 올 1월 5일에 와서야 청원 처리 결과를 통지했으며 그 내용 또한 "2018년 정신공강복지법 개정 이후 현재까지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한 지원 사업을 수행토록 정하고 있다"는 등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철우 문화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K-게임 현장 간담회에서 '게임은 중독물질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시정하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의 명확한 언급과 문체부를 비롯한 여러 국민들의 항의를 무릅쓰고 법률의 내용에 반하는 행태를 고집하는 이유를 묻고싶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