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성장동력 잃었다" LG 창립 67주년 기념식

글로벌이코노믹

"성장동력 잃었다" LG 창립 67주년 기념식

직원들에게 휴무 주는 것으로 대신해
[글로벌이코노믹=천원기 기자] LG그룹이 올해로 창립 67주년을 맞았다. 작년부터 창립일을 3월27일에서 4월 둘째 주 금요일(11일)로 변경한 LG는 별다른 행사 없이 직원들에게 휴무를 주는 것으로 창립기념식을 대신했다.

LG의 모태는 1947년 1월5일 설립된 락희화학(현 LG화학)이다. LG는 1996년까지도 이날을 창립일로 기념했다. 이듬해 ‘도약 2005’를 선포한 LG는 창립일을 3월27일로 전격 변경하고 2005년까지 매출 300조원이라는 그룹의 장기비전을 제시했다.

이 무렵 그룹의 방향키를 잡은 구몬부 회장은 LG가의 3세 경영 승계를 안정화 시키면서 순이익 면에서는 재계 순위 1위를 넘볼 정도로 그룹 내실을 다졌다. 평가도 좋았다. 당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 1위로 LG가 선정되기도 했다.

그리고 17년이 지났다. LG는 목표를 이뤘을까. 재벌닷컴에 따르면 LG는 지난해 11개 계열사에서 102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0.5% 늘었지만 1997년 ‘도약 2005’ 선포식에서 밝힌 목표치보다는 한참 모자란다. 금융 및 보험사를 제외한 10대 그룹 상장사 중에서는 삼성과 현대차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LG의 핵심 주력 사업인 전자부문은 28조원을 기록했다. 158조원을 기록한 삼성의 1/6 수준이다. 가전전자 분야에서는 삼성과 어깨를 견줘왔지만 옛날 얘기가 됐다. LG전자는 지난 1월 유동성 확보를 위해 5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LG는 통신(11조)에서도 12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SK에 밀렸다. 그나마 화학분야에서 20조원의 매출을 기록해 체면치레를 했다. 실적이 그리 나쁜 편은 아니다.

문제는 만년 2위는 글로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추진력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삼성하면 갤럭시, 애플하면 아이폰이 생각나듯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면 그 기업이 가지고 있는 뚜렷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 LG에서는 그런 것들을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1998년 IMF 사태도 이겨냈던 LG는 2000년 들어서면서 계열 분리가 가속화됐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 과정에서 LG가 규모가 많이 줄어들어 경쟁력을 약화됐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아들인 구자경 명예회장과 구본무 회장 형제들이 LG패션, 아워홈, LB인베스트먼트, LIG, 희성 등으로 떨어져 나갔고 이후 동업자였던 허 씨 일가가 그룹 내에서 정유, 건설, 유통 등을 떼어내 GS그룹으로 독립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이사는 “LG그룹은 계열 분리과정에서 주력 사업이었던 금융, 전자, 정유 사업이 분리되면서 성장 동력이 떨어졌다”며 “특히 주력 분야인 전자의 경우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뤄지지 않았고, 인적 물적 자원의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경쟁력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이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집중 사업 육성과 혁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구 회장은 지난 3월4일 열린 임원세미나에서 “우리가 승부를 걸기로 정한 분야들은 사업 책임자와 직접 심도 있게 논의해 제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만년 2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깔린 것이다.

구 회장은 지난 2월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혁신한마당’에서도 “기존에 성공했던 방법을 고집하거나 현재 일하는 방식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지막 순간까지 열정과 정성을 다해야 남다른 상품이 나오고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내가 바로 혁신의 중심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장 선도를 향해 힘차게 전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