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을 검토 중인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 문제가 기업들에게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의 당기 이익금 중 세금과 배당 등의 지출을 제외하고 사내에 축적한 이익잉여금에 자본잉여금을 합한 금액이다.
앞서 지난 1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계 가처분 소득 증대 차원에서 기업의 과도한 사내유보금에는 세금을 부과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기업 유보금 과세에 기업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는 기업이 유보금을 임금이나 배당으로 환원할 경우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일부 기업들의 유보금이 적정 수준에서 벗어난 만큼 과세 등으로 기업이 얻은 소득이 가계, 투자, 임금 등으로 통해 선순환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인영 의원 등이 국회에 제출한 자기자본 300억원을 초과하는 법인이나 기업집단의 초과 유보소득에 대해 법인세 15%를 더 내게 하는 방안을 담은 법인세 개정안과도 일맥 하는 부분도 있지만 이익 공유제 형태의 경제 선순환 측면을 강조한 성격에 있어서는 다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87조 원 이상 늘리며 압도적 1위에 올랐고 이어 현대차(33조4000억원. 164%), 기아차(15조원. 426%), 현대모비스(13조7000억원. 189%)가 나란히 2~4위를 차지했다. 이어 포스코(9조4000억원. 29%)→SK하이닉스(8조1000억원. 351%)→SK이노베이션(7조8500억원. 107%)→현대중공업(7조8200억원. 83%)→롯데쇼핑(6조5000억원. 70%)→현대제철(6조원. 110%) 순이었다.
이러한 정부의 기업 유보금 과세 추진 검토에 전경련, 경총 등 재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직무대행은 17일 경총포럼에서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이 아니라 주요 자산의 장부상 숫자"라고 주장하며 기업유보금을 옹호하는 입장을 폈다. 이에 따라 경총은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유보금 과세가 이중과세나 기업의 재무구조 악화, 국부유출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고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대효과도 미미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또한 지난 16일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사내유보금 과세,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정책토론회에서도 전남대 김영용 경제학부 교수 등은 기업 유보금 과세는 사유재산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은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법인세를 납부하고 배당을 완료한 이후 유보하고 있는 자금으로 이 중 상당부분은 투자에 쓰인다"며 기업 유보금 과세 움직임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때문에 전경련, 경총 등 재계는 현재 정부가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 유보금 과세를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 채이배 회계사는 “사실 기업 사내 보유금 관련 정책은 과거에도 비슷한 전례가 있지만 이번에 추진을 검토하는 방안은 그것보다는 경제의 선순환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들의 유보금을 단순히 특정 주주들에게 수혜가 돌아가는 배당이나 투자로만 유도할 게 아니라 다양한 인센티브제도 등을 통해 이익공유제 형태로 기업 이익을 노동자 임금 등으로 공유될 수 있 수 있는 쪽으로 제도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계 ‘뜨거운 감자’는 하나 더 있다. 바로 정부가 추진 중인 온실가스 탄소배출권거래제가 그것. 정부는 오는 10월 안으로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계획'을 정할 방침이다.
재계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대해 경제적 파급효과를 감안해 면밀한 분석을 통한 배출전망치 재산정이 필요하다며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23개 경제단체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경제계 의견'이라는 기자회견을 통해 배출권거래제에 대해 전면 재검토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이 자리에서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대내외 경제 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 내년 1월부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되면 국내 산업계의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며 “경제에 파급 효과가 큰만큼 시행에 앞서 정책 실효성과 현실 요건을 충분히 고려해 달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16일 전경련 유관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 권태신 원장은 ‘배출권거래제와 저탄소차협력금제도:방향 모색’이라는 세미나에서 “배출권거래제와 저탄소차협력금제도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경제적 역기능뿐만 아니라 소득계층과 지역 특성에 따른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는 제도”라고 주장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탄소권배출권거래제가 자칫 자유 시장경제를 거스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제기하기도 했다. 여기에 재계 일부에서는 정부가 왜 EU와 뉴질랜드 정도에서나 시행되고 있지 않은 탄소배출권거래제를 추진하느냐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이러한 재계의 탄소배출권거래제 연기 요구 움직임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17일 “최소한의 온실가스 감축 책임마저 회피하는 산업계를 규탄한다”며 “정부는 산업계 눈치 보기를 중단하고 즉각 할당계획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재계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유보금 과세, 탄소권배출권거래제와 관련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이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결론 날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