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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솔루션마케팅을 디자인 분야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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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솔루션마케팅을 디자인 분야로 확대

[글로벌이코노믹 김국헌 기자] 포스코가 건축가와 손잡고 솔루션마케팅 개념을 디자인 분야로 확대해 철강제품이 건축재료로서 다양하게 활용될 가능성을 열었다.

석조, 목재 등 철강 외의 소재는 그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건축 디자인 요소에 적용되어 왔으나, 철강소재는 대형설비를 사용한 가공 공정이 필요해 제한적으로 쓰여왔다. 최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금속재를 활용한 디자인이 부상하면서 건축분야에서도 철강소재를 활용한 새로운 디자인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포스코는 건축가 김찬중 더 시스템 랩 대표와 협력해 2016년 착공을 앞둔 건축물에 적용할 비정형 철강 내·외장재를 제작할 계획이며, 이를 토대로 건축용 철강 디자인 제품 개발에 나선다. 솔루션마케팅 개념을 디자인 분야에 적용함으로써 강종 선정뿐만 아니라 표면처리, 절단 및 용접 등 건축가가 원하는 설계디자인에 맞는 제작방식을 직간접적으로 지원, 잠재적 수요를 확대한다는 의도다.

건축재료 상용화에 앞서 포스코 디자인솔루션TF와 김찬중 대표는 포스코 스테인리스스틸(STS) 예술 조형물 ‘스틸이글루(Steel Igloo)’를 공동으로 기획, 제작해 건축재료로서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선보인다.
포스코 월드프리미엄 STS 제품인 ‘PosSD’를 소재로 만든 이 작품은 ‘숲’을 주제로 한 높이 3.5m 규모의 조형물이다.

포스코 스테인리스스틸 ‘PosSD’로 제작한 조형물 ‘스틸이글루’가 오는 12월 13일까지 서울 금호미술관에서 전시된다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 스테인리스스틸 ‘PosSD’로 제작한 조형물 ‘스틸이글루’가 오는 12월 13일까지 서울 금호미술관에서 전시된다

포스코는 김찬중 대표의 설계를 토대로 표면처리, 자동절곡(折曲), 반사효과 등 원하는 조형물의 형상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제작공정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는 각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고객사와 작품을 설계한 디자이너를 연결해주는 허브역할에 발벗고 나섰다.

먼저 디자인솔루션 TF는 STS솔루션TF, STS솔루션그룹과 협업해 ‘PosSD’를 작품 소재로 추천했다. 또한 고객사를 통해 소재 표면을 거울과 같이 매끈하게 처리, 야외설치를 대비해 내식성과 내후성을 높였다.

숲의 형상을 투영해낸 패널의 구멍뚫기도 고객사의 레이저 컷팅 설비를 활용했다. 기존 수작업보다 정밀성을 높이면서도 생산성도 제고할 수 있게 건축가에게 기계를 활용한 자동 절곡 공정을 적용하는 설계를 제안한 것도 건축가의 디자인 컨셉을 충분히 구현하게 하는 솔루션 활동의 결과다.

특히 작품의 기본단위가 되는 패널은 판재 자동절곡 설비를 이용해 3차원 형상으로 접어냈다. 수작업을 대체한 자동 설비가 빠른 속도로도 원하는 작품형상을 정밀하게 만들어내는 모습은 건축가가 ‘철강소재를 어떻게 가공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 영감을 얻었다’고 표현할 만큼 강렬한 인상을 안겼다.

한편, ‘스틸이글루’는 전시가 끝난 후 수원 인근 숲으로 옮겨질 계획이다. 특히 패널에 뚫어놓은 구멍은 이전될 숲의 나무 형상을 그대로 맵핑(mapping)한 것이나, 숲 안에서는 전시관 안에서와 같이 광원(光源)이 없으므로 작품 표면이 주변 숲을 반사한다. 보는 이에게는 작품 자체가 숲의 일부가 되는 동시에 연속된 숲의 풍경을 왜곡하는 시각적 효과를 선사할 예정이다.

김찬중 대표는 “건축 소재로서의 철강이 갖는 물리적 특성과 스펙트럼이 큰 가공성을 이번 작품을 통해 밀도있게 표현하고 싶었다. 콘크리트, 벽돌, 유리 등과 같은 소재는 부피가 거대한(massive) 대상부터 공예품처럼 아주 작은(micro) 대상까지 섭렵하기는 힘들다. 이번 기회를 통해 철강이 다양한 단위를 폭 넓게 커버할 수 있는 소재라는 점을 보이고 싶었다. 특히 ‘스틸이글루’ 조형물의 특징이자 철강소재의 장점은 구조이자 외피가 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철강은 건축에서 구조재, 보강재로 쓰여왔다면, 이번 작품으로 각각의 철재패널 단위가 모여 뼈대를 이루는 동시에 그 자체가 내·외피가 되는, 일체화된 구조로서의 가능성을 담아내겠다는 바람이었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k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