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삼성·LG·SK·롯데, 실적 부진 만회하려 '틀' 싹 다 바꾼다

글로벌이코노믹

삼성·LG·SK·롯데, 실적 부진 만회하려 '틀' 싹 다 바꾼다

삼성, 전자·금융 집중 vs LG, 신성장에너지 사업 몰두 vs SK, 국가 어젠다 사업 확장 vs 롯데, 화학 사업 박차
[글로벌이코노믹 민경미 기자]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유지되면서 경제계가 전반적으로 허덕이고 있다. 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는 굵직굵직한 대기업들도 힘들긴 마찬가지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게 했다. ‘이대로 가면 안된다’는 위기감에 빠진 기업들은 혁신을 통해 실적 부진을 만회하려 기업의 전반적인 틀까지 바꾸고 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 이재용 부회장. 사진=뉴시스
먼저 삼성그룹은 지난 달 30일 화학분야 사업을 모두 롯데에 인수하면서 비주력 부분이었던 화학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는 전자와 금융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삼성그룹은 2013년 하반기부터 한화그룹과의 화학 및 방산계열 4개 계열사 ‘빅딜’에 이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하며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해왔다. 삼성그룹은 화학계열사를 매각함으로써 전자와 금융을 양대 축으로 건설·중공업,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이 정리됐다.

삼성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 가능성 등을 예상하고 있다. 삼성의 주력 부문인 전자에서는 에어컨 사업 절반을 B2B로 키울 계획이다. 시스템에어컨 사업을 2020년까지 100억 달러 규모로 키우다는 목표를 설정한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조시장 공략을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50여개국 117개 도시에서 고객 9000여명을 초청해 론칭 행사를 열고 유통망을 확충할 예정이다.
또한 건축과 의학 분야, 건설사 등 파트너 업체와 지속적인 교류도 추진하며,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B2B 솔루션도 마련해 B2C 영역의 ‘스마트홈’과 함께 B2B에서 ‘스마트 스페이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LG 구본무 회장. 사진=LG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LG 구본무 회장. 사진=LG 제공
LG는 저성장 기조에서 살아남기 위해 신성장에너지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0년대 후반부터 미래 신성장 동력인 친환경 자동차부품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기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갖지 못한 LG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LG전자는 스마트카 부품 및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LED와 센서 등에 주력하고 있다. 각 계열사의 최고 부품과 기술력을 결집해 전기차 배터리부터 전장부품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LG는 기존 주력사업인 스마트 폰과 스마트 TV 등의 IT 역량을 자동차 전장부품에 적용하고 있다. 또한 세계 기업들과 공급계약을 맺으며 자동차 부품의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LG전자는 GM 차세대 전기차에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하고 있고, 구글 무인카의 부품기술 협력과 미 반도체 업체(프리스케일)와 첨단운전자 지원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미국의 GM, 포드, 유럽의 다임러, 아우디, 르노, 볼보, 중국의 상해기차, 장성기차, 체리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20여 곳에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LG전자가 스마트카 부품 및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을,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를, LG이노텍이 차량용 센서 및 LED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LG화학이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은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친환경차 시장의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내년 이후 납품할 수 백만 대 규모의 배터리 물량을 이미 확보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SK종합화학과 사빅(SABIC)과의 합작법인인 SSNC(SABIC SK Nexlene Company) 울산 넥슬렌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SK그룹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일 SK종합화학과 사빅(SABIC)과의 합작법인인 SSNC(SABIC SK Nexlene Company) 울산 넥슬렌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SK그룹 제공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SK그룹은 미디어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전망이다. 최근 경영 위기 돌파를 위해 강인한 기업문화와 파괴적 혁신을 통한 실행력을 꼽은 SK는 지속적 성장을 위한 방안으로 관계사별 비즈니스 모델의 업그레이드, 관계사간 협력 등을 실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업의 이윤창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대학생 창업 사업인 ‘청년 비상(飛上)’, 청년 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디딤돌’ 및 ‘임금공유제’ 등과 같은 국가적 어젠다도 발굴·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B2B 대표적 기업으로 꼽히는 SK하이닉스는 SNS채널을 통해 젊은 이들과의 소통을 강화해 인재확보와 인지도 제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화학사업의 덩치를 키워오던 롯데는 삼성그룹의 화학사업 3개를 파격적으로 인수했다. 이는 명실공히 화학 분야를 그룹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이번 빅딜로 화학분야에서만 약 20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소비재 그룹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롯데 그룹이 삼성의 화학사업을 인수하면서 유통과 서비스, 화학이라는 안정적인 삼각구도가 될 전망이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지난 달 30일 롯데제과 지분을 사들여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을 제치고 롯데제과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는 롯데그룹 순환출자 구조상 ‘중간 지주사’ 정도의 역할을 맡고 있는 롯데제과에 대한 장악력을 키워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꾀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민경미 기자 nwbiz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