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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설 자리 잃은 삼성 휴대폰…“가성비에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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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설 자리 잃은 삼성 휴대폰…“가성비에 밀린다”

중국 젊은층, 현지 브랜드 ‘가성비폰’ 선호…삼성 휴대폰 재구매율 7%에 불과
중국 브랜드별 휴대폰 보유량. 자료=한국무역협회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브랜드별 휴대폰 보유량. 자료=한국무역협회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중국 휴대폰 시장 내 삼성전자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삼성 휴대폰의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면서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는 모양새다.

최근 중국 현지 브랜드가 우수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워 한국 브랜드를 밀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청두(成都) 지부가 6일 발표한 '최근 중국 휴대폰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중국 소비자의 브랜드별 휴대폰 보유량은 아이폰이 1억7천100만대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화웨이가 1억3천200만대, 오포 1억2천400만대, 비보 1억800만대, 샤오미 6천800만대를 기록했다. 한국 브랜드인 삼성은 4천800만대로 6위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해 1분기 때 6위에 불과했던 오포가 1년 만에 비보, 삼성, 샤오미 등을 제치고 3위로 약진한 점이 눈에 띈다. 반면 당시 4위였던 삼성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 등의 여파로 내리막길을 걷다 올해 오포와 비보 등 현지 브랜드에 밀려 6위까지 추락했다.

◇ ‘가성비’에 밀린 삼성, 中 휴대폰 시장 입지 흔들


중국 휴대폰 브랜드별 판매액 비중. 자료=한국무역협회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휴대폰 브랜드별 판매액 비중. 자료=한국무역협회
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현지 브랜드가 성장한 원인은 ‘가성비’에 있다. 다시 말해 삼성 휴대폰이 중국 현지 휴대폰보다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소리다.

2017년 2분기 동안 중국시장에서 판매된 휴대폰의 62.5%는 2,000위안(한화 약 34만원) 미만의 중저가 휴대폰이다. 4,000위안(한화 약 68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폰의 판매량은 전체 6.4%에 불과한데, 그중에서도 절대다수는 아이폰이 차지했다.

특히 중국의 16~25세의 청소년 및 대학생들 사이에서 현지 브랜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2분기 기준 오포 사용자의 43.3%, 비보 사용자의 46.9%가 16~25세 소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막 시작한 세대에 있어 현지 브랜드의 가성비가 매력적으로 다가온 셈이다.

협회는 지난 1년간 하락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해야 하는 우리 휴대폰 제조사 입장에서 제품 기종에 따라 고객층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고소득층을 공략할 프리미엄급 제품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일반 고객층에 어필할 제품에 대한 판매 전략을 구분해야 한다"며 "그래야 중국 내 삼성 휴대폰의 충성 고객층을 다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기준으로 기존 삼성 휴대폰 보유자 중에서 새 휴대폰으로 다시 삼성을 구매한 충성고객의 비율은 7.2%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이 아이폰(53.4%)을 구매하거나, 오포 혹은 비보(25~26%)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현지 브랜드가 신뢰 회복을 통해 충성 고객층을 다시 확보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현지 시장에서 삼성 휴대폰의 판매율이 부진하다고 해서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중국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