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는 최근 팔란티어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2000만 달러(약 240억 원) 규모의 현대오일뱅크 주식을 매각했다고 9일 밝혔다.
시가총액 400억 달러(약 46조9600억 원) 규모인 팔란티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세계 최고의 국가기관과 에어버스 등 각종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러한 팔란티어가 현대오일뱅크에 지분 투자를 했다는 사실은 현재 현대오일뱅크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방향성이 올바르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팔란티어는 현대오일뱅크의 정유사업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수소 등 최근 중점 추진 중인 신사업의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지분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으며 정유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탈황중질유 등을 적극 활용해 올레핀(합성섬유, 합성고무 등의 제조에 사용되는 소재)을 본격 생산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최대한 부산물을 줄인다는 것은 결국 친환경 경영을 가속화 하겠다는 것이고 팔란티어는 이런 현대오일뱅크의 로드맵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뿐 아니라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8월 수소연료전지 분리막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수소연료전지에 필수적인 고순도 수소연료 생산에도 박차를 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다방면화된 친환경 사업 추진이 미국 빅테크기업 팔란티어의 관심을 끈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함께 현대오일뱅크와 팔란티어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팔란티어와의 협업을 통해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스마트공장을 비롯한 모든 업무 분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전환) 추진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부문 계열사인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19년 국내 기업 최초로 팔란티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지난 40여 년간의 비즈니스 데이터를 통합, 연결,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 협업 플랫폼을 구축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