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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보다 내실!..삼성SDI, 배터리 사업 '수익성'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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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보다 내실!..삼성SDI, 배터리 사업 '수익성'에 집중한다

LG엔솔·SK온, 10조원대 투자해 배터리 생산설비 증설 나서
삼성SDI, 공격적인 증설 대신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 전략
1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올해 공격적인 투자로 생산량 확대에 나서는 것과 달리 삼성SDI는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삼성SDI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1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올해 공격적인 투자로 생산량 확대에 나서는 것과 달리 삼성SDI는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삼성SDI 홈페이지
삼성SDI만 멈춰섰다?

2차전지 제조사들과 관련 업체들이 올해 공격적인 몸집불리기에 나선 가운데, 삼성SDI만이 수익성 중심 성장 전략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과 SK온이 올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증설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것과 달리 삼성SDI는 '수익성'을 강조하며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LG엔솔·SK온, 공격적인 벌크업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배터리 생산 공장에 대한 신·증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투자로 벌크업에 나선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 역시 신년사를 통해 "질적 성장 없이 양적 팽창에 치중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이루자"고 말했다.

반면 경쟁사인 LG엔솔과 SK온은 올해 각각 6조원과 4조원을 투자해 대규모 생산능력 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연초 기업공개를 통해 10조원대 자금을 흡수한 LG엔솔은 이중 8조5202억원을 투자해 2024년까지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북미지역에 4조8178억원이 투자되며, 유럽지역에는 1조8376억원, 중국에 1조2196억원, 국내 생산시설에도 6451억원을 각각 배정했다.

LG엔솔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총 440GWh(기가와트시)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SK온 역시 올해에만 4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을 큰 폭으로 늘릴 계획이다. SK온은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 함께 테네시·켄터키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총 129GWh로, 미국 내 최대 규모다.

북미지역 외에 중국과 유럽지역에서도 증설이 진행 중이다. 중국 옌청 3공장과 헝가리 3공장이 2024년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양적팽창 보다 질적성장 우선


삼성SDI가 외연확장이 아닌 수익성 위주의 질적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업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물론, 중국 등 해외 업체들 역시 확장 일변도의 전략으로 앞서 나가는 상황에서 삼성SDI만 유독 멈춰선 듯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서다.

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과거 갤럭시 배터리 화재 사건과 글로벌 시장상황의 변화, 그리고 지배구조 개편 등의 이유 때문에 삼성SDI가 벌크업이 아닌 내실다지기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 삼성SDI는 2016년 당시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발화 문제로 큰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포드와 스텔란티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차량에 탑재된 고전압 배터리 모듈의 리콜 계획을 보고하기도 했다.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 기술이 적용된 BMW 전기차.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 기술이 적용된 BMW 전기차. 사진=뉴시스


여기에 중국 CATL와 BYD 등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LG엔솔과 SK온처럼 삼성SDI도 배터리사업부를 물적분할해 투자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앞서 LG엔솔과 SK온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한 바 있다. 삼성SDI는 "물적분할 계획은 없다"며 밝혔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과거 배터리 발화사건 등 악재를 겪었던 삼성이 배터리 사업분야에서 신중한 모습"이라며 "공격적인 성장보다 수익성을 담보한 내실다지기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