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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소진 앞둔 독일… ‘탈러시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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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소진 앞둔 독일… ‘탈러시아’ 가능할까

러시아산 천연가스 매장량 올 가을 소진 예상
당국 “가스 의존도 줄이는데 시간이 더 필요”
지난 3월 3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있는 리히터펠트 가스 화력발전소의 냉각탑에서 증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월 3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있는 리히터펠트 가스 화력발전소의 냉각탑에서 증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독일의 천연가스 재고량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 금수 조치에 합의한 러시아산 가스는 올 겨울도 버티지 못할 양이다. 지난 12일 외신에 따르면, 공급망 규제기관 독일연방네트워크청의 한 책임자는 현지 신문인 ‘디 차이트(Die Zeit)’와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는 여름이 끝날 때까지 또는 초가을까지 사용할 가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일까. 독일은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 수입 제재에 반대해왔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말한 것처럼 “독일은 올해 러시아 에너지로부터 독립하기를 희망하지만,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판단돼서다.

실제 독일은 러시아의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 EU 통계국인 유로스탯은 독일이 소비하는 가스 중 러시아산이 2020년 기준으로 약 65%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파악했다. EU 전체 평균(40%)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독일에서 노스트 스트림 사업을 추진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노스트 스트림은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이다. 독일의 그라이프스발트에서 러시아 비보르크까지 연결된 가스관(노르트 스트림1)은 2011년 9월 개통됐고, 그라이프스발트에서 러시아 나르바만을 연결하는 가스관(노르트 스트림2)은 아직 개통 전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승인을 받지 못한 채 중단된 상태다.
이로써 독일은 러시아로부터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가스를 공급받으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뿐만 아니다. 실업률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외신은 독일 경제 연구소의 마이클 후터 소장이 ‘웰트 암 손택(Welt am Sonntag)’ 신문과 인터뷰한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의 가스 거부로 독일에서 생산의 상당 부분이 가동 중지될 수 있고, 이 경우 독일의 실업자 수는 200~300만명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독일은 러시아 에너지 공급이 완전히 중단될 경우를 대비해 자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독일연방네트워크청 측은 “우리는 독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러시아의 가스 공급으로부터 독립시킬 것”이라면서 “우리가 가스 금수 조치를 견딜 수 있는 시간이 오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제재에 대한 독일의 소극적인 태도는 대통령의 발목을 붙잡았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폴란드,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 정상들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었으나 거절당했다고 이날 밝혔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