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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협상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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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협상 '난항'

본입찰 참여 사실…"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된 바 없다"
매각가 3조원에 입장차, 오너 결단에 업계 시선 집중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이미지 확대보기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동박 제조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전에서 단독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유력 원매자로 불린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 등이 본입찰에서 대거 이탈하면서 사실상 롯데케미칼이 유일한 인수 후보가 됐다. 경쟁이 없는 만큼 양측의 무난한 협상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매각가에 대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게 31일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롯데케미칼은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한 본입찰 단계에 참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된 바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는 게 롯데케미칼에서 밝힌 입장이다. 협상 진행과 관련한 업계의 해석과 전망에 대해 지난 22일 발표한 공시 내용으로 갈음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일진머티리얼즈는 희망 매각가로 약 3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재명 사장의 보유 지분 53.3%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 금액이다. 실제 매각 결정 소식이 전해진 초기엔 일진머티리얼즈의 바람대로 3조원 안팎에서 매각가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매각 절차가 개시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시가총액이 1조원 가까이 떨어진데다 기존 투자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의 관계 설정, 인수 이후 생산설비 확충과 유지 관리를 위한 추가 투자금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인수자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언급되는 추가 투자금 규모만 최소 2조원이다. 매각가를 포함해 총 5조원 이상의 실탄이 필요한 셈. 정황상 매각가가 너무 높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롯데케미칼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매각가 3조원이면 2030년까지 전지소재 부문 투자 계획으로 세워둔 재원 4조원의 75%가량을 쏟아부어야한다. 롯데케미칼은 본입찰에서 2조원 초중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인수 협상의 성사 여부는 양측 오너의 결단에 달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투자 확대, 허 사장의 매각가 인하 결정이 인수전의 매듭을 짓게 될 것이란 얘기다.

롯데케미칼의 인수 의지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일진머티리얼즈의 주요 사업인 동박 생산에 관심이 많다는 전언이다.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로, 생산에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전 세계에서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수준의 고품질 동박 생산이 가능한 업체는 일진머티리얼즈를 포함해 6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세계 시장 1위인 SK넥실리스에 이어 국내 2위,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