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가성비, 테슬라는 시스템 앞세워 시장 상징 장악
현대차그룹, 전동화 체력 갖추고도 대표성 확보는 과제
현대차그룹, 전동화 체력 갖추고도 대표성 확보는 과제
이미지 확대보기11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보급 확대 단계를 넘어 가격과 생산 규모, 충전망과 소프트웨어, 브랜드 경험을 함께 겨루는 표준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2024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가 1700만 대를 넘어 신차 판매의 20% 이상을 차지했고, 중국에서만 1100만 대 이상이 팔렸다고 집계했다. 전기차가 더 이상 일부 친환경 소비층의 선택지가 아니라 주요 완성차 업체의 생존 전략이 된 셈이다.
중국 업체들이 쥔 무기는 가성비다. BYD를 비롯해 중국 완성차업체들은 배터리 내재화와 거대한 내수시장, 빠른 신차 투입을 바탕으로 전기차 가격의 기준을 낮추고 있다. 단순히 싼 차를 파는 수준을 넘어 배터리와 부품, 완성차, 충전 인프라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어 전기차 대중화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가격이 곧 점유율이 되는 시장에서는 이 구조 자체가 강력한 무기가 됐다.
테슬라가 가진 힘은 시스템이다. 모델3와 모델Y를 앞세운 판매량은 예전만큼 압도적이진 않지만 충전망과 무선 업데이트, 앱 기반 제어, 자율주행 이미지, 단순한 사용자 경험은 여전히 전기차 사용 방식의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 테슬라는 자동차 한 대가 아니라 전기차를 쓰는 방식을 먼저 각인시킨 회사다.
문제는 상징성이다. 현대차그룹 전기차는 잘 만든 차라는 평가는 받지만 중국처럼 가격 기준을 흔드는 존재도, 테슬라처럼 전기차 경험을 대표하는 이름도 아직은 아니다. 일부 전기차는 상품성을 앞세운 가격 전략 속에서 소비자에게 '반드시 사야 할 선택지'로 각인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세계 판매량과 시장 인식만 놓고 보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존재감은 아직 중국과 테슬라의 상징성을 동시에 넘어서지 못했다.
결국 현대차그룹의 과제는 부족한 기술을 채우는 데만 있지 않다. 이미 갖춘 제조와 품질, 플랫폼 경쟁력을 시장이 즉각 떠올리는 하나의 상징으로 묶어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가성비라는 옥새를, 테슬라가 시스템이라는 옥새를 쥔 사이 현대차그룹은 잘 만든 전기차를 넘어 전기차 시대의 기준을 만드는 이름으로 올라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보기박지수·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soo@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