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회장 이재용의 ‘뉴 삼성 리더십’ ③
융‧복합은 ‘뉴 삼성’ 구현을 핵심 테마…계열사간 협업 추진
완제품 정점으로 부품·소재·SW 연결한 수직계열 시대 대신
이업종간 연결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하는 ‘수직통합’ 대두
개별 부문 아닌 ‘전체의 최적화’ 중요, 계열사 역량 집약해야
융‧복합은 ‘뉴 삼성’ 구현을 핵심 테마…계열사간 협업 추진
완제품 정점으로 부품·소재·SW 연결한 수직계열 시대 대신
이업종간 연결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하는 ‘수직통합’ 대두
개별 부문 아닌 ‘전체의 최적화’ 중요, 계열사 역량 집약해야
이미지 확대보기융합‧복합을 이야기할 때 비빔밥을 예로 든다. 기존에 존재하던 제품과 산업도 서로 합치면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범위도 어떻게 융합하느냐에 따라 제한이 없다. 4차 산업혁명 혁명은 그냥 융·복합이 아니라 프로세스에 걸려있는 사람들끼리 융합함으로써 진정한 변화를 이뤄낼 수 있다.
“BMW, GM 등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삼성의 제품을 쓰고 싶어 하지만 현재는 자동차 배터리 정도 밖에 쓸 수 없다. 반도체는 바로 납품할 수 없다. 부품기업을 중간에 끼우지 않고는 삼성 제품을 직접적으로 쓸 방법이 없다. 그래서 인수가게 된 것이 하만이다.”
삼성의 고위 관계자는 자동차 전장부품 업체 ‘하만’을 인수하게 된 배경에는 고객과의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고, 이를 신규 매출로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의 융합’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뉴 삼성’은 여전히 각론에 머물러 있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추상적인 개념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뉴 삼성’을 구체화시키는 데 있어 융합이 핵심 단어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융합’이 거시적 지향점이라고 한다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방안은 ‘수직통합’이라는 표현으로 대변할 수 있다. 와병 직전 일본을 다녀온 부친 이건희 선대 회장의 구상을 기반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이를 실현해 나아가고 있다.
‘수직통합’은 산업혁명 이후 전통산업이 지향해왔던 ‘수직계열’과 대비되는 개념이자, 수직계열의 범위를 한 단계 확장시킨 것이다. 수직계열은 부품에서 완제품까지 핵심사업에 관련된 전체 사이클을 계열사를 통해 구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SDS 등 계열사들이 전자·IT와 관련된 각종 완제품과 부품·소재, 서비스, 콘텐츠 등을 생산 또는 제공했다.
수직계열 사업 모델은 일본의 기업들에게서 벤치마킹을 한 것이다. 도요타, 도시바, 히타치, 소니, 파나소닉 등 소위 ‘메이드 인 재팬’ 시대를 구가했던 일본 기업들은 제품(하드웨어)에 의존한 수직계열화를 통해 자신들만의 ‘아방궁’을 구축했다. 아날로그를 바탕으로 한 20세기에는 수직계열화는 가장 효율적이면서 높은 경쟁력을 제공했다. 물론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하드웨어가 원활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속물 수준 이상의 대접을 받을 수 없었다. 아니면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같은 전문 업체와 연합해 그들의 소프트웨어를 채용하는 선에 머물렀다.
마이크로스프트(MS)와 애플 등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지닌 기업들이 아웃소싱 형태로 제조업에 뛰어들면서 콘텐츠의 위력을 발휘하면서 제품에 머물러 있던 일본기업들의 경쟁력은 추락해 어떤 기업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거나, 해외 기업에 팔렸고, 또 다른 기업은 생존을 했지만 과거에 비해 매우 초라한 모습으로 연명하고 있다.
삼성도 오래전부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해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 하드웨어의 성과에 가려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하드웨어 기반의 솔루션 비즈니스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수직통합’은 이러한 솔루션 비즈니스 확대의 연장선상이다.
수직통합은 전혀 새로운 양상의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업체는 그동안 차 자체만의 성능 향상에 역점을 뒀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네트워크, 전기와 수소 등 신재생 에너지 등을 결합시켜 “우리 차를 탄 고객이 얼마나 편하게 운전하고, 연료를 적게 쓰면서 가장 빨리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로 목표가 확장됐다. 또한 교통상황 실시간 정보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 도로와 교통정보 시스템 인프라를 구축해 스마트 자동차의 성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영상·음악 콘텐츠와 의료 서비스를 결합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스마트 인프라 주변에는 역시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스마트 홈을 건설하는 등 도시 재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이 무한정 확대된다.
물론 개별 자동차 기업이 모든 것을 다할 수 없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진행하는 그룹 계열사들이나,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줄 둘 이상의 기업군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의 분야의 기업이 이뤄낸 혁신이 또 따른 분야의 기업이 만든 혁신과 연결·융합해 더 나은 혁신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창출하는 것이 수직통합의 핵심이다.
2010년대 중반을 전후로 삼성은 대대적인 사업 구조개편을 단행했다. 함께 할 수 없지만 다른 기업의 가족이 되면 더 큰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계열사와는 ‘아름다운 이별’을 했고, 경쟁력을 보완하면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계열사는 합병시키며, 미래를 담보해주는 기업들은 적극 인수하는 등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은 선대 회장 시기보다 훨씬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뉴 삼성’이 이뤄내고자 하는 수직통합의 지향점은 개별 부문의 최적화가 아닌 ‘전체의 최적화’다. 전체의 최적화는 위해서는 1등 기업으로 구성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룹의 모든 계열사가 1등은 될 수 없다. 각 기업들이 보유한 역량을 최적의 ‘솔루션’으로 집약할 수 있는 융합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용 부회장은 각 사업 부문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늘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라는 질문을 자주 한다고 한다. 이 질문에는 계열사간 강점을 융합해 어떤 솔루션을 만들어내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