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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메모리 '가격 쇼크' 현실로… 낸드 75%·D램 63% 폭등에 공급망 마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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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메모리 '가격 쇼크' 현실로… 낸드 75%·D램 63% 폭등에 공급망 마비 여전

"돈 있어도 못 구한다"… AI 서버발 고대역폭 메모리 쏠림이 부른 'D램의 양극화'
클라우드 공룡들 장기계약으로 물량 선점… 신규 증설 2027년 이후에나 가능
전 세계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가속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유례없는 '구조적 공급 절벽'에 직면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NAND Flash)와 D램(DRAM) 계약 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각각 최대 75%와 63% 폭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가속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유례없는 '구조적 공급 절벽'에 직면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NAND Flash)와 D램(DRAM) 계약 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각각 최대 75%와 63% 폭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전 세계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가속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유례없는 '구조적 공급 절벽'에 직면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가 지난 1(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NAND Flash)D(DRAM) 계약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각각 최대 75%63% 폭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북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이 AI 추론 전용 서버 구축을 위해 고용량 메모리 물량을 사실상 선점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범용 제품 공급이 후순위로 밀리는 '메모리 양극화'가 본격화하고 있다.

AI 특화 메모리 '쏠림 현상'… 낸드 상승 폭 D램 첫 추월


기술 전문 매체 톰스하드웨어(Tom's Hardware)는 이번 가격 폭등의 핵심 원인으로 메모리 제조사들의 생산 역량이 AI용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급격히 재배치된 점을 꼽았다.

우선 낸드의 수요 포등이다. 2분기 기업용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폭(70~75%)D(58~63%)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생성형 AI 배포가 확대되면서 고성능 기업용 SSD(Solid State Drive)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생산 병목도 여전하다. D램의 경우 제조사들이 일반 D램 생산 라인을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전환하면서 기존 PC 및 스마트폰용 공급량이 급감했다. HBM은 일반 D램보다 칩 크기가 크고 첨단 패키징 공정이 필수적이어서, 전체 웨이퍼 투입량 대비 실제 생산되는 비트(Bit) 양은 오히려 줄어드는 결과(비트 성장 제한)를 초래하고 있다.

"가격보다 계약이 우선"… 무너진 범용 메모리 공급망


현재 시장은 가격 협상력을 상실하고 '물량 확보' 자체가 지상 과제가 된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완전히 재편됐다.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서버용 제품에 집중하며 대형 고객사들과 다년 단위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마진이 낮은 PC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이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공급 순위에서 밀려나며 할당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부르는 게 값인 시장을 넘어, 계약 관계가 없으면 돈을 싸 들고 가도 물건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탄식이 나온다. 특히 eMMCUFS처럼 수익성이 낮은 저사양 낸드 제품군은 공급망에서 가장 먼저 고갈되는 '약한 고리'가 됐다.

2027년까지 증설 불가… 'AI 슈퍼사이클'인가 '구조적 파열'인가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장이 과거의 경기 변동형 사이클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분석한다. 그 이유는 첫째, 공급 제한의 장기화다. 신규 팹(Fab) 증설을 통한 유의미한 공급 확대는 2027년 말이나 2028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향후 1~2년간 공급자 주도의 가격 결정권이 유지될 것임을 시사한다.

둘째, 리스크와 기회가 병존한다. 단기적으로 메모리 3사는 역대급 실적 개선을 누리겠지만, 완제품 제조사들은 원가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기기당 탑재 용량을 줄이는 고육책을 쓰고 있다. 피종(Phison)의 최고경영자(CEO)"급격한 가격 상승이 수요 자체를 파괴하거나 산업 주기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범용의 시대' 가고 '특화의 시대' 왔다… 공급의 질적 전환


이번 메모리 대란은 단순히 수요가 많아서 생기는 현상이 아니다. 메모리 산업의 기준이 '범용(Commodity)'에서 'AI 특화(Specialty)'로 이동하며 발생하는 공급 구조의 질적 전환이다.

정부는 최근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등 인프라 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나, 현시점에서 시급한 것은 첨단 패키징(HBM ) 공정의 국산화율 제고와 중소 팹리스·모듈 업체의 수급 안정화 대책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시장을 판단할 때 다음 세 가지 지표를 꼭 살펴야 한다.

첫째, HBM 수율 및 패키징 생산능력이다. 전체 D램 가격이 아닌 HBM 공급 능력이 시장 전체의 실적 지표가 될 것이다.

둘째,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지속성이다. AI 인프라 투자가 꺾이는 시점이 공급 과잉으로 전환되는 변곡점이 된다.

셋째, 기업용 SSD 전환 속도다. 일반 낸드 시장의 침체와 기업용 SSD의 폭증 사이에서 발생하는 수익성 차별화를 지켜봐야 한다.

지금의 공급 부족은 다음 공급 과잉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하지만 2027년까지는 AI 인프라라는 확고한 수요가 가격 하단을 지지하며 메모리 산업의 전통적인 경기가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순환주기' 법칙을 새롭게 정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