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수출 비상등 켜진 현대차, 올해 중동서 강력 드라이브

공유
0

수출 비상등 켜진 현대차, 올해 중동서 강력 드라이브

사우디에 CKD 생산 공장 설립, 중동지역 생산 거점 구축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전략으로 시장 공략 이어갈 것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조립 라인.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조립 라인.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올해 중동 시장에 강력 드라이브를 건다. 현대차는 지난해 수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예상되고, 중국 시장도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중동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장 판매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현대차의 중동 시장 진출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네옴시티 관련 사업 논의를 위해 방한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에 대한 기대 효과도 중동 시장 개척에 힘을 싣는다.

현대차는 최근 사우디에 반제품조립(CKD) 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현대차가 중동에 자동차 공장을 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운 공장은 사우디 내수뿐만 아니라 나아가 중동 시장 전체로 판매망을 넓히는 데 중요한 생산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는 2020년 GCC(걸프협력회의) 국가 중 자동차 판매량 절반,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자동차 판매량의 35%를 차지하는 큰 시장이다. 중동의 자동차 메카가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해 초 중동에 자동차 생산 기지를 건설하는 방안이 검토했다. 당시 생산 기지를 중동에 건설하기 위해서는 내연기관 차 20만~30만 대, 전기차 10만 대 이상 판매돼야 손익분기점을 넘긴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사우디 등 중동 지역은 각 정부의 스마트 모빌리티 전략을 가동해 전기차 인프라가 잘 갖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1년에는 향후 5년간 연평균 32%의 시장 확대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무역 업계는 중동 시장이 앞으로 2026년까지 8400만 달러까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의 중동 시장 공략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됐지만 일본의 독점적 시장에 부딪혀 왔다. 하지만 현재 친환경 전략을 통해 글로벌 리딩을 하고 있는 현대차의 상황은 다르다.

현재 중동 시장은 일본 브랜드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일본 브랜드에서는 순수 전기차 모델 라인업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내연기관 차들로 채우고 있는 토요타, 닛산, 미쓰비시 브랜드의 텃밭을 확보하는 데는 현대차가 내세우고 있는 전동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현대차가 이번 사우디에 설립하는 새로운 공장은 현지 정부의 탈(脫)탄소화 계획과 맞물려 친환경 자동차를 집중적으로 생산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에서 둘째로 큰 자동차 시장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친환경차 비중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수도 리야드의 자동차를 30% 이상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며, UAE의 수도 두바이는 2050년까지 대중교통 전면 전동화를 선언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중동 시장 공략은 이번 공장 설립으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더욱 다양한 방면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의 수출이다. 현대차의 강점인 친환경 수소에너지 기술을 내세워 공략하는 틈새시장으로 중동 물류를 책임질 상용차 시장 선점의 의미가 있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대형 수소전기트럭이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스위스, 독일, 뉴질랜드에서 운행되고 있으며 지난해 말 이스라엘에도 수소전기트럭을 공급한 바 있다. 같은 기간 사우디에는 수소차 넥쏘, 수소버스 일렉시티 FCEV가 수출됐다.

현재까지는 시범적 단계이지만, 중동 지역 국가들이 대부분 친환경 정책을 펴가고 있는 만큼 친환경 물류 시장에서의 잠재력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 내연기관 차의 수출도 지속하는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팰리세이드를 중동 사막에 새로 내놓기로 했으며, 지난해에는 제네시스 G90과 고성능 라인업인 N 브랜드를 출범해 프리미엄 모델 시장 공략이 본격화됨을 알리기도 했다. 친환경 시장 전략과 더불어 브랜드를 대표하는 내연기관 모델 라인업으로 현대차의 상품성과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최한 현지 미디어 행사에서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팰리세이드’를 소개하고 기자단의 뜨거운 반응을 확인하기도 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