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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도입 앞두고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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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도입 앞두고 실효성 논란

의심스런 슈퍼카 브랜드, 법인차 등록비율 가장↑
책임 소지 불분명, 실효성은 논란은 커질 수도

맥라렌 GT 아트 카 사진=기흥인터네셔날 이미지 확대보기
맥라렌 GT 아트 카 사진=기흥인터네셔날
법인차 전용 연두색 번호판 도입 시행을 앞두고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법인 승용차 전용 번호판(연두색) 도입 방안’을 수렴해 상반기 중 행정예고하고 하반기부터 시행해나갈 예정이다.
연두색 번호판 도입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원희룡 국토부 장관(당시 의원)·이준석 의원과 함께 쇼트 영상까지 만들어가며 공약했던 법안이다.

정부의 의도대로라면 2~3억원 이상 차량, 실용성 없고 의전차로도 사용하기 힘든 차종들은 법인판매가 줄게 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이런 차종 브랜드로는 포르쉐, 람보르기니, 맥라렌, 페라리 등이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의 집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 운행 차량 등록 대수는 275만7467대다. 이 중에서 페라리, 람보르기니, 맥라렌 등 슈퍼카 법인차량은 브랜드 평균 전체 운행 대수의 76.7%에 달한다.

다만, 일부 의견은 실제 이들 브랜드 판매량이 대폭 줄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 개인 혹은 렌터카 쪽으로 판매량이 옮겨갈 수 있다고 관측했기 때문이다. 렌터카의 경우 허, 하, 호 등을 표기하기에 별도로 연두색 번호판을 쓰지 않는다.

또, 2~3억원대 이상의 법인차가 줄어드는 만큼 1억원대 및 그 이하 가격의 법인차량은 판매가 늘 수 있다. 독일 프리미엄 3사나 차 브랜드 라인업 내 플래그십 모델들이 대상이다. 이 가격대 구간에서는 실질적으로 법인차 등록 대수가 늘어날 수 있다.

상황이 이러니 업계에서는 벌써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반대의견은 연두색 번호판은 개인의 양심에 맡기는 계도적 성격만 띠기에 실질적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 등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법인차 운행일지 작성과 관리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큰 의미가 없는 상태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7~2021년 국내에서 법인차량 비용 서류를 제출한 차량 419만8120대 중 166만3618대(39.6%)는 운행일지를 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연두색 번호판 도입의 핵심은 ‘회사 차를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데 있다. 운행일지 등을 기록하지 않거나, 정부가 관리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를 국민의 양심에 떠넘기는 즉, 잘못된 곳에서 해답을 찾고 있는 격”이라며 “법인 차량 판매 시 운행일지 등을 자동으로 기록할 수 있는 장치를 달도록 의무화한다면 굳이 연두색 번호판을 붙이는 데 혈세를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법인차 탈세를 방지하려면 더욱 구체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