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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포기한거 아니었어?" 기아, EV5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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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포기한거 아니었어?" 기아, EV5 공개

송호성 기아 사장이 20일 중국 상해 E-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기아 EV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송호성 기아 사장이 20일 중국 상해 E-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기아 EV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기아
기아가 지난 20일(현지시각) 'EV5'의 콘셉트카를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기아가 중국에서 전동화 모델을 최초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는 이를 기반으로 하는 양산 전기차를 올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사드 사태로 시작된 깊은 부진이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중국서 첫 전기차 공개...현지서 11월 출시


기아는 전날 중국 상해 E-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기아 EV데이에서 준중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콘셉트 EV5를 공개했다.

콘셉트 EV5는 앞서 공개된 대형 전기차 EV9과 유사한 측면이 많다. 외관 디자인은 물론 실내 구성도 비슷하다. 외관은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의 다섯 가지 방향성 중 하나인 볼드 포 네이처(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아 콘셉트 EV5.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콘셉트 EV5. 사진=기아


실내는 1·2열 탑승자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도킹(Docking) 콘셉트의 슬라이딩 콘솔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탑승객을 부드럽게 감싸는 형상의 랩어라운드 디자인 무드램프를 더해 실내 감성도 높였다.

기아는 EV5에 대해 "과감한 미래지향적인 스타일과 경계를 허무는 실내 공간을 통해 혁신적인 모빌리티 라이프의 비전을 제시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외신들도 EV5에 대해 극찬했다. 독일 유력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자이퉁은 "작은 EV9이 떠오른다"며 "하지만 이보다 더 발전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아는 향후 전기차를 중국 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기아는 이날 EV5 외에도 EV6 GT, EV9 콘셉트카 등 전기차 3종을 공개했다. EV6는 오는 8월, EV5는 11월, 최근 국내에서 공개된 EV9은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기아는 판매 네트워크 확장과 2025년까지 100개 이상의 급속 충전기를 중국 현지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기아 콘셉트 EV5.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콘셉트 EV5. 사진=기아


세계 1위 車 시장 중국…. 지난해 현대차·기아 33만대 판매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총 2702만대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요가 감소했음에도 전년 대비 3.4% 늘었다. 전기차는 655만여 대로 전년 대비 97.1% 성장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자동차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중국 자동차 시장은 끊임없이 혁신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며 "글로벌 전략의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경우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사태 이후 떨어진 판매량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신차도 내놨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봉쇄 장기화, 공급망 붕괴 등이 겹치며 매년 역성장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기아 콘셉트 EV5.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콘셉트 EV5. 사진=기아


현대차와 기아를 합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6년 179만2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이후 2017년 114만5012대, 2019년 90만8828대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33만9000대였다. 시장 점유율은 10%대에서 1%대로 하락했다. 현대차 판매량은 2017년 78만대에서 2019년 68만6000대, 2022년 25만대로 줄었다. 시장 점유율은 1.2%를 기록했다. 기아는 2017년 연 36만대 규모이던 판매량이 2020년 22만5000대, 지난해 9만5000대로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은 0.4%였다.

업계는 기아의 EV5 공개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시작으로 평가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만의 맞춤 전략이 필요한 지금 기아 EV5가 첫 타자로 나섰다"며 "반응을 지켜봐야 하지만 기대가 된다"고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가 좋은 평가를 받으며 북미, 유럽, 인도 등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만큼 기대가 크다"며 "다만 테슬라, BYD가 지배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기아가 이른 시간 안에 예전의 영향력을 다시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