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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 속 ESG 투자,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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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 속 ESG 투자,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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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글로벌이코노믹
ESG 투자가 쉽지 않다.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투자가 주춤하고 있다. ESG 투자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거버넌스(Governance) 같은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여 투자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다.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 창출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며, 비재무적 위험 관리와 사회적인 책임을 강화한다.

ESG 투자는 최근까지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8년 글로벌 ESG 투자 규모는 약 30조7000억 달러로 2016년 22조8000억 달러에서 약 34%나 증가했다고 지속 가능 투자 연합(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 GSIA)이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성장세를 지속했다. ESG 투자는 수익률 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보였다. 2020년 3월 MSCI 월드 지수는 14.5%나 하락하였으나 ESG 관련 대형주 주식형 펀드의 경우 60% 이상이 기준점을 상회하는 실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최근 전쟁과 고금리가 이 흐름을 잠시 가로막고 있다. 연준은 2023년 5월 3일 금리를 다시 0.25%포인트 인상하여 2022년 3월 이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10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러한 금리 인상은 경제 전반에 반향을 일으켜 은행의 취약한 상태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경기 침체 가능성을 가져오고 있다.

금리 인상은 또한 ESG 투자로 더 잘 알려진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둔 투자흐름을 뒤흔들고 있다.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 기준을 충족하도록 기업을 분발하도록 하는 ESG 투자 경향은 지난 10년 동안 자산 관리를 거의 재정의했다. 이제 ESG 펀드는 수조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오늘날 금리의 인상과 다가오는 경기침체와 정치적 반발의 전망은 ESG 투자자의 미래를 갈림길로 몰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속 가능 뮤추얼 펀드에 대한 투자는 2022년 이후 눈에 띄게 줄어 5년 만에 최악의 흐름을 보였다.

ESG 흐름은 장기적으로 볼 때 반드시 가야 할 길이지만 누적된 각종 현실 상황이 투자 흐름을 막고 있다. 올해 이후 글로벌 투자가들이 EGS 투자를 계속할 것인가 여부는 다음의 세 가지 요소에 달렸다.

우선은 금리이다. 금리가 더 인상될 경우 ESG 투자는 망설여질 것이다.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ESG 투자를 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주주에게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는 기업은 기후 변화로 인한 규제 및 물리적 위험을 포함하여 먼 미래의 위험에 더 잘 대비할 수 있다.

그러나 높은 금리는 투자자가 장기 투자 결과에 할당하는 현재 가치에 대해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지난 1년 동안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기준 대출 금리를 거의 0에서 목표 범위인 5%에서 5.25%로 인상했다. 시장에서는 금리가 높으면 할인율도 높아진다. 즉, 장기 투자로 창출되는 미래 현금은 오늘날의 높은 이자율에서는 훨씬 낮은 가치가 된다. 너무 많은 이자를 지불할 경우 미래 이윤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ESG 투자자들은 장기 투자를 할 때 금리 변화에 특히 민감하다.

또한, 최근 기술 주식의 폭락과 실리콘 밸리 은행의 붕괴로 시작된 일련의 은행 도산도 투자를 주저하게 한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는 반드시 더 큰 장기 수익을 위해서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종종 이타적인 이유 또는 더 친환경적인 자산을 보유하려는 개인적 선호로 인해 투자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다가올 경우 이런 여유를 부릴 수가 없다.

많은 가구가 해고와 무급휴직을 생각할 경우 위기 대비를 위해 투자의 우선 순위를 재조정할 것이다. 당장 이익이 되지 않는 장기 투자에 자산을 묻어 두려고 하지 않는다.

연기금이나 국부펀드도 이런 개인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 결국 이자를 늘려야 이들에게 수익을 제공하는데, 당장 수익이 떨어질 경우 비난과 책임 공방에 함몰될 수 있어 장기 투자에 신중할 수 있다.

기관 투자자들도 가능한 한 가장 낮은 위험과 가장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ESG 투자성장을 주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기관 투자자의 ESG 투자 능력을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연초에 2023년 연례 회의를 개최함에 따라 기업 관계자, 투자자 및 이해 관계자 간의 논의는 ESG 투자의 현재 상태와 미래에 대한 중요한 분기점이 되고 있다.

높은 금리, 경기 침체 전망 및 위기의식 발동으로 인해 ESG는 압박을 받고 있다. 앞으로 몇 년은 ESG 투자에 가장 중요한 실험적 시기가 될 수 있다.

당장 위기의식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를 위해 투자하자는 이야기가 의사결정에 크게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천문학적 비용, 고금리에 대한 부담, 자유 진용과 권위주의 진영 사이의 갈등 고조, 경기 침체, 일자리의 변화, 가처분 소득의 등락 등이 기후 변화와 공동의 번영 등 ESG 추구 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을 일시적으로 가로막을 수 있다. 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ESG는 필수다.

G7과 G20, UN 등이 현명한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더 지켜봐야 하며, SNS로 여론 형성을 조성하는 시민들도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