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올해 1분기 기준 윤활유 사업서 총 6114억원 벌어들여
EU, 항공기 탄소 배출량 감축 위해 바이오항공유 사용 의무화
윤활유 전기차 보급 확산, 바이오항공유 높은 가격 등 어려움 존재
EU, 항공기 탄소 배출량 감축 위해 바이오항공유 사용 의무화
윤활유 전기차 보급 확산, 바이오항공유 높은 가격 등 어려움 존재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GS칼텍스·SK이노베이션·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의 윤활유 사업 합산 영업이익은 총 6114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1조4565억원)의 4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 보면 GS칼텍스가 1256억원, SK이노베이션이 2592억원, 에쓰오일이 1958억원, HD현대오일뱅크가 308억원을 기록했다.
윤활유 사업이 이같이 정유사들의 실적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것은 정유업계가 정제마진 하락 등 업황이 좋고 나쁨에 따라 실적이 요동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는 수익성 지표를 나타내는 정제마진(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비를 뺀 것)과 유가 변동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된다. 2022년 1분기 실적과 올해 1분기 실적이 크게 달라진 이유다.
하지만 윤활유 사업의 경우 자동차용, 산업용, 공업용, 선박용 등으로 나뉠 만큼 산업 전반에 사용되고 있다. 즉 안정적인 수요를 가지고 있어 업황을 타지 않는다. 최근에는 전기차 보급이 많아짐에 따라 이를 겨냥한 전기차 전용 윤활유 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GS칼텍스는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 킥스EV를 판매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전기차 전용 브랜드 에쓰오일7EV를 선보였고 현재 윤활영업부문-윤활 연구개발팀에서 윤활유 제품 연구를 따로 진행 중이다. HD현대오일뱅크도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 현대엑스티어 EVF 론칭 등 전기차 윤활유 시장 진출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정유업계는 최근 미래 신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SAF 시장도 들여다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이 항공기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25년부터 SAF 사용을 의무화했고 우리나라도 2026년 SAF 도입을 목표로 실증 작업에 나서면서다.
HD현대오일뱅크는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추진 중이다. 화이트 바이오란 광합성에 의해 생성되는 다양한 식물자원을 원료로 각종 에너지원과 화학소재를 생산하는 탄소저감 산업을 말한다. 또 지난 2021년에는 대한항공과 바이오 항공유 제조 및 사용 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울산콤플렉스에 SAF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고 GS칼텍스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바이오 디젤 공장을 세우고 있다. 에쓰오일도 2021년 9월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 연료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유럽연합이 바이오항공유 사용 의무화를 발표하는 등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면서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큰 성장이 예고되는 시장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윤활유 사업의 경우 지금은 정유업체들의 수익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전기차 보급이 많아질수록 이마저도 보장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 모델과 달리 엔진, 변속기 등의 부품이 적어 이에 따른 윤활유 사용이 빈도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아이오닉5의 경우 '6만km마다 교환이 아닌 점검을 하라'고 차량 설명서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의 윤활유 사용은 내연기관과 비교했을 때 사용주기가 길다"며 "그래서 어찌 보면 제한된 시장으로 기존 내연기관 윤활유 시장대비 규모는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SAF 사업도 각 국가들이 추진하고 있는 탄소중립 등으로 인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기존 항공유 대비 높은 가격 등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 기관 블룸버그NEF는 "항공 산업의 관심과 목표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SAF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고 소수의 생산업체에 집중되어 있다"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