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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산급 호위함 배치-3 수주전, 방산 조선 ‘3H’ 첫 경쟁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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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산급 호위함 배치-3 수주전, 방산 조선 ‘3H’ 첫 경쟁 펼쳐질까?

HJ重 입찰 검토中. 상선 부문 ‘빅3’ 버금가는 경쟁 구도
3사별 함정 부문 장점 보유, 비사업적 요소 작용 가능성

지난 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 마련된 HD현대중공업 부스에 전시한 울산급 호위함 배치=3 모델. 사진=채명석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 마련된 HD현대중공업 부스에 전시한 울산급 호위함 배치=3 모델. 사진=채명석 기자
방위사업청이 이달 말 차세대 호위함 ‘울산급 배치3(Batch-III)’ 5, 6번함 입찰 공고를 낼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선업 구조조정우 새롭게 개편한 방산 조선 부문 ‘3H’의 첫 경쟁이 펼쳐질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3H’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HJ중공업의 영문 이니셜이 ‘H’딴 것을 비유한 단어로, 상선 부문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에 비견된다.
1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울산급 호위함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았던 HJ중공업이 이번 입찰 참여에 무게를 두고 최종 검토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방사청이 주관한 울산급 배치-3 설명회에 직원이 참석하면서 참여 가능성이 대두됐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함정 입찰은 각 기업이 건조 진행과 관련한 비용을 산출해 수주할 경우 수익을 낼지와 납기에 맞춰 건조할 수 있을지 등 여러가조지 요소를 검토한 후 결정한다”라면서 “현재 HJ중공업이 (입찰 참여) 결정을 위해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HJ중공업이 참여한다면, 울산급 호위함 배치-3 수주전의 판도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 이 함정은 대한민국 해군이 추진하고 있는 3500t급 최신형 호위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선도함인 1번함은 HD현대중공업이 맡아 건조해 ‘충남함’으로 명명됐다.

2‧3‧4호선을 수주한 SK오션플랜트가 최저가입찰방식에 따라 수주에 성공했다. SK오션플랜트는 이번 5‧6호선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해 HD현대와 한와오션이 2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 마덱스 2023)’에서 두 회사는 각 나란히 부스를 마련해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HJ중공업이 복병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수주 경쟁 구도가 변화한 것이다.

함정 부문 방산업체 가운데에서도 3H는 각 사별로 특화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1975년 한국 최초의 전투함인 ‘울산함’ 개발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지스함 5척, KDX-Ⅱ 구축함 3척, 호위함 12척, 초계함 6척, 잠수함 9척, 경비·구난함 31척, 지원함 7척, 수출함 14척 등 총 102척의 최첨단 군함을 건조한 노하우를 자랑한다.
또한 울산급 호위함 배치-3 1번함을 수주해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진행한 경쟁력을 앞세워 ‘안전성’을 강조한다. 국가 방위산업에서 안정성이 최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는 점도 HD현대중공업이 마지막 5~6번함을 수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 마련된 한화오션 부스에 전시한 울산급 호위함 배치=3 모델. 사진=채명석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 마련된 한화오션 부스에 전시한 울산급 호위함 배치=3 모델. 사진=채명석 기자
한화오션은 1981년 방산업체로 등록해 1983년 12월 인도된 초계함(PCC) ‘안양함’을 인도함으로써 본격화해 그동안 다양한 수상함과 잠수함을 성공적으로 건조했다.

이번 울산급 호위함 배치-3 입찰에는 새로 편입한 한화그룹의 일원으로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전투체계를 탑재하는 ‘선도함보다 뛰어난 후속함’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5년 만에 함정 수주전에 임하는 만큼 이번 수주에 성공해 향후 이어질 수주전을 대비해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각오다.

HJ중공업은 1972년 국내 최초의 국산경비정 ‘학생호’ 건조를 시작으로 1974년 국내 방산업체 1호 기업으로 지정된 이래 대형수송함 독도함과 마라도함, 초계함. 상륙함, 공기부양선, 경비정 등 다양한 특수선을 건조해오며 국내 최대 함정 건조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HJ중공업도 함정 사업 포트폴리오의 확장을 통해 사업을 키워야 한다는 목표가 있는 만큼 울산급 호위함 배치-3 입찰에 관심을 가질만 하며, 이러한 의도에 따라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방산업계는 이번 5‧6호함 입찰은 기존 2~4번함 당시의 낙찰 기준이었던 최저가격 낙찰제 아닌 제안서 평가 방식으로 바뀜에 따라 보다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안서 평가 방식은 방사청이 정한 20개 항목에 대한 내용을 평가해 전테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업체를 선정한 것을 말한다.

방산업계는 최저가 낙찰제로 진행됐던 2~4번함 입찰은 SK오션플랜트이 예상치도 못한 파격 가격을 제시해 수주함으로써 함정의 안전성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SK오션플랜트는 2021년 12월 예정가 3900억원 규모인 울산급 호위함 2번함 입찰에서 3353억원을 써내 낙찰된데 이어 지난해 9월 이뤄진 8059억원 규모의 3·4번함 입찰에서도 7051억원을 제시해 가져갔다. 2번함 입찰에 참여했다가 고베를 마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3‧4번함 입찰을 아예 포기해 방사청의 평가 방식과 SK오션플랜트의 단가 후려치기식 입찰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저가 수주 후유증으로 인해 현재 SK오션플랜트의 건조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소문마저 돌고 있다.

최저가격 낙찰제 대신 제안서 평가 낙찰제로 바뀌었다고 하지만, 평가 점수 이외의 기준이 작용할지 여부도 최종 조선사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함정은 정부에서 발주하는 만큼, 비공식적은 아니더라도 정권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작용했다는 의혹은 항상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SK오션플랜트의 전신인 삼강엠앤티는 문제인 정부 시절 대표 중견‧중소기업으로 행사에 초청 받았던 기업이고, HJ중공업은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유일한 대형 제조업체로, 부산‧경남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려는 정권‧정당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한화오션도 HJ중공업과 비슷한 상황으로 경남권 민심은 이번 5‧6호함을 한화오션이 가져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울산 조선업계는 더 이상 국민의 세금을 투입해 살려낸 조선사에 비해 불리한 경쟁을 한 것도 모자라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물량을 빼앗기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어선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 마련된 HJ중공업 부스. 사진=채명석 기자
지난 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 마련된 HJ중공업 부스. 사진=채명석 기자
이번 울산급 호위함 배치-3 5‧6호함 입찰은 K-방산 열풍이 정점에 달한 올해 치러지는 만큼 국민적 관심사사 됐다. 관심이 고조된 만큼 발산 업계는 어느 기업이 수주를 하더라도 후유증은 남을 것이며, 이는 방산업계간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방사청이 보다 공정한 잣대를 갖고 평가해주길 희망하고 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