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에 구 회장은 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인재를 육성하는 지주사 대표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본인은 지주사 대표로서 그룹의 사업방향을 제시하고, 계열사를 담당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이 구체적인 전략을 실행하는 전문경영인체제로 LG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구 회장에 대해 "꼼꼼하면서도 과감한 리더"라는 평가를 내린다. 사업 추진에 앞서 오랫동안 심사숙고한 뒤, 전문가들과의 토론을 거쳐 방향을 잡는 스타일이다. 무엇보다 한번 세운 방향은 주변의 반발에도 밀어붙이는 뚝심도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다. 당시 LG전자는 물론 그룹 내부에서도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지만, 구 회장은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그룹 문화 변화도 주도했다. 당장 LG그룹 최고경영진 회의 방식이 과거 '보고회' 형식에서 '강연회'로 바뀌었다. 임원들이 보고하고 CEO 및 회장이 승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한발 앞서 트렌드를 정하고 토론과 강연으로 회의 방식을 변경했다.
400여 명에 달하는 임원들이 참여했던 임원세미나는 폐지했다. 계열사별로 사업성격이 다른 만큼 굳이 그룹 차원의 세미나를 불필요하다고 여긴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직원들에 대한 복장 및 복지제도도 강화했다. 불필요한 의전도 폐지하고 되레 ㈜LG가 지원해야 할 사안들을 묻는 등 실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고객경영도 구 회장의 뚝심이 묻어나는 대표적인 사례다. 회장 취임 이후 첫 시무식(2019년 1월)에 참석한 구 회장은 당시 "LG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 봤지만, 결국 답은 '고객'에 있다"면서 고객가치 실현을 강조했다.
이에 LG그룹은 직원들이 직접 고객가치 실현을 위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혁신이 진행 중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은 5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LG그룹의 문화와 사업, 위상을 완전히 변모시켰다"면서 "이제는 대외활동을 통해 본인만의 적극적인 색을 내비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