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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청소기시장 주름잡는 中기업들…삼성·LG 제품 경쟁력 강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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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청소기시장 주름잡는 中기업들…삼성·LG 제품 경쟁력 강화 시급

7월 판매량 1위로보락·2위샤오미·3위LG전자
고가·저가 모델 모두 중국산 제품들이 1위 차지
중국 제조사들이 국내 로봇청소기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7월 로봇청소기 판매량 1위에 오른 로보락의 S8 Pro Ultra. 사진=로보락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제조사들이 국내 로봇청소기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7월 로봇청소기 판매량 1위에 오른 로보락의 S8 Pro Ultra. 사진=로보락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가전기업들의 로봇청소기 분야에 대한 투자와 제품개발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중국 기업들의 제품들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가 발표한 판매량 기준 7월 로봇청소기 점유율을 살펴보면 샤오미가 23.8%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뒤를 이어 로보락이 23.5%로 2위에 올랐고 LG전자는 19.0%로 3위에 랭크됐다. 삼성전자는 9.1%로 5위를 차지했다. 1위인 샤오미와 2위인 로보락 모두 중국기업으로 두 회사의 판매량 점유율을 합치면 무려 47.3%에 달한다. 중국기업들이 한국 로봇시장을 점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월 판매된 로봇청소기 모델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국산 로봇청소기들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로보락 S8 Pro Ultra’가 판매량 1위에 이름을 올렸고 샤오미의 ‘미지아 1S B116’ 제품이 2위에 랭크됐다. 중국기업인 에코백스의 ‘디봇 T10 옴니’제품이 3위를 차지하며 1·2·3위 자리를 모두 중국기업에 내줬다. 국내 대표가전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은 LG전자의 ‘코드제로 R5 R585HKA’제품이 4위, 삼성전자의 ‘제트봇 VR30T85513W’ 제품이 6위를 차지해 자존심을 구겼다.

판매량을 분석해보면 중국산 제품들의 공세에 국내 기업 제품들의 경쟁력이 뒤쳐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판매량 1위에 오른 로보락의 ‘S8 Pro Ultra’ 제품의 최저가는 169만원이고 2위에 오른 샤오미의 ‘미지아 1S B116’제품의 최저가는 51만9640원이다. 국내 업체중 선방하고 있는 LG전자의 ‘코드제로 R5 R585HKA’ 제품의 최저가가 62만950원임을 감안하면 판매가가 높은 플래그십 모델을 원하는 소비자는 로보락 제품을 선택하고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모델을 원하는 소비자는 샤오미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월 로봇청소기 판매량에서 4위에 오른 LG전자의 코드제로 R5 R585HKA .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7월 로봇청소기 판매량에서 4위에 오른 LG전자의 코드제로 R5 R585HKA . 사진=LG전자


국내가전업체들이 맥을 못추고 있는 이유는 중국 기업들의 로봇청소기에 대한 높은 경쟁력에서 기반한다. 저가 모델을 앞세워 ‘박리다매’ 전략을 펼치던 중국 로봇청소기업체들은 로봇청소기에 탑재되는 가장 고가 센서인 ‘LDS라이다’센서를 탑재했다. 아울러 카메라도 장착해 공간을 입체적으로 해석하고 3D사물인식기능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공간인식 오류를 줄임으로써 세밀하고 깔끔한 청소가 가능하다. 국내 제품도 동일한 센서를 장착했지만 동일스펙으로 비교하면 가격경쟁력에서 뒤쳐진다. 특히 샤오미는 다양한 가전제품을 출시하고 앱을 이용한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가격대 성능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고가제품인 로보락 제품은 다른 로봇청소기들과 다르게 오염물질을 흡입하고 물걸레로 닦는 것을 넘어 걸레자동세척과 건조기능 까지 탑재함으로써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기능면에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술을 탑재한 점이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국내가전업체들이 로봇청소기에 대한 투자와 제품개발에 좀 더 매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 모두 흡입기능과 물걸레 겸용이 가능하지만 판매량 1위 제품인 로보락의 제품처럼 걸레세척과 건조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로봇청소기시장의 성장세도 국내기업들의 로봇청소기 제품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부추기고 있다.
로봇청소기시장은 성장을 거듭해 가전업계의 주요 시장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세계로봇 청소기 시장은 2028년까지 506억5000만달러(약 66조6250억원) 규모로 성장함과 동시에 매년 27.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전문가는 “중국의 인건비 때문에 중국산 제품을 가격경쟁력으로 이기기는 힘들다”면서 “제품의 신뢰성과 성능을 기반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