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2차전지 전문기업인 에노빅스가 한국의 소형 2차전지 제조업체인 루트제이드를 인수했다. 이 인수는 현금 1650만 달러(약 220억원)와 에노빅스의 주식 620만주로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에노빅스는 루트제이드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었다.
인수의 목적은 에노빅스의 배터리 제조 작업을 수직 통합하고,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확장하고,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것이다
에노빅스는 지난 2007년 설립된 흑연 음극재 대신 100% 실리콘 음극재를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기존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최대 두 배 이상 증가하고, 배터리 수명이 늘어나고, 고성능 컴퓨팅 칩에 더 많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에노빅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작년 6월에는 실리콘 음극재 기반의 상용 배터리를 처음으로 출하했다.
에노빅스는 현재 모바일용 소형 배터리부터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위한 대형 배터리까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3D 셀 기술과 생산 프로세스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에노빅스는 차세대 2차전지 개발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2021년 7월에는 나스닥에 상장했다. 에노빅스의 3D 실리콘 리튬 2차전지는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전기차 등 휴대용 전자기기와 관련된 소형 2차전지 산업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에노빅스는 미국 육군과의 납품 계약을 체결했으며, 샤오미, 레노버, 오포, 비보와 같은 글로벌 가전제품 제조사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말레이시아 페낭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여 대규모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루트제이드 투자는 에노빅스의 기술 협력 및 양산, 한국 및 아시아 지역 내 사업 확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에노빅스의 최고 경영자 라지 탈루리는 이번 거래가 새로운 신소재를 활용하고 R&D와 제조를 통해 배터리 구성을 빠르게 변경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탈루리는 2025년 상반기까지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공장은 연간 약 3,600만 개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트제이드는 2000년에 설립된 소형 2차전지 제조업체로, 충남 논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 소형 2차전지 분야는 전기차에 쓰이는 중대형 2차전지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지만 모바일기기 헬스케어 드론 및 차량 보조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늘고 있어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루트제이드는 20년 이상의 업력을 기반으로 장기간 제품을 양산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무선화 및 경량화 트렌드 속에서 복수의 글로벌 기업에 장기적으로 제품을 납품하며 신뢰를 받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에노빅스의 루트제이드 인수는 글로벌 2차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평가된다. 에노빅스의 차세대 2차전지 기술과 루트제이드의 제조 기술을 결합하여 소형 2차전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전기차와 ESS(에너지 저장 장치) 등 대형 2차전지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시아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하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정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