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구매 부담 20~30% 가중, 글로벌 현상

최근 한 해외 자동차 전문지에서는 미국 내 중고차 가격이 2019년에 비해 33%가 올랐다는 조사 내용을 보도했다. 미국의 경우 한국과는 달리 신차 구매율보다는 중고차 구매 비율이 더 높은 편이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게 여겨진다.
아이씨카스(iSeeCars)라는 연구 기관의 조사를 바탕으로 도출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미국인들이 중고차 구매에 들인 비용에 비해 지금은 그보다 33%를 더 쓰고 있다. 당시에는 3년된 중고차를 사는 데 평균 2만3000달러(약 3070만원)의 비용을 썼다면, 지금은 2만4210달러(약 3232만원)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씨카스는 2019년 1월부터 8월까지 거래된 2100만대 차량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업계는 이러한 중고차 시세 오름의 원인이 지난 3년 동안 일어난 팬데믹 등 여러 가지 위기 상황에 있다고 봤다.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시장이 침체됐으며, 제조사들은 신차 생산 능력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 지금의 결과를 야기했다는 주장이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일단 중고차 매물이 부족하다고 한다. 1년된 중고차 가격은 2019년 대비 지금 현재가 67% 더 비싸다. 평균 4만6403달러에 거래되고 있는데, 당시에는 고작 2만7793달러에 불과했다. 2년과 3년된 차량의 가격도 각각 57.7%, 41%가 상승했다.
6년된 중고차 가격도 53.4% 상승해 2만4210달러이며, 10년 이상된 중고차의 가격도 38.9%가 평균 1만728달러에서 1만5000달러로 격상했다. 조사에서는 특정 모델의 중고차 가격도 살펴봤다. 쉐보레 스파크의 경우 2019년 당시 3년된 모델로 9878달러에 판매됐는데, 지금은 같은 값에 9년된 모델을 구입할 수 있다. 포드 머스탱의 경우 2019년 3년된 모델이 2만3584달러였고 지금은 같은 값으로 8년된 모델을 구입할 수 있다.
코로나, 반도체 위기를 이겨낸 덕분에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한국의 경우도 중고차 가격은 많이 올랐다. 중고차 거래 대표 기업인 엔카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쉐보레 스파크 2016년식 모델을 사는 데 평균 687만원이 들었다면 올해 2020년식 스파크 모델을 사려면 826만원(4월 시세 기준, 월별 차이 소폭 발생)이 든다. 대략 20%의 가격이 오른 것인데, 한국 중고차 시장의 경우 신차 가격 인상 분에 따르고 있는 셈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