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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낮은 사업 정리…석유화학 업계에 부는 사업 개편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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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낮은 사업 정리…석유화학 업계에 부는 사업 개편 움직임

LG화학, 편광판 관련 사업 중국 업체에 양도
효성화학, 대전공장 지난달 25일 가동 중단
부진한 기존 사업 대신 미래 신사업에 집중

LG화학이 IT용 필름 편광판을 생산하는 청주공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이 IT용 필름 편광판을 생산하는 청주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석유화학 업계가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된 기존 사업은 정리하고 이를 통해 마련된 자금을 미래 신성장 사업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LG화학은 IT 소재 사업부의 필름사업 중 편광판과 관련 소재 사업을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편광판 사업은 중국 샨진 옵토일렉트로닉스에, 편광판 소재 사업은 중국 허페이 신메이 머티리얼즈에 양도하기로 했다. 양도 가액은 각각 2690억원, 8292억원 등 총 1조982억원이다. 이와 관련해 LG화학은 "당사 핵심 육성 영역인 3대 신성장 사업에 역량 및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에는 IT 소재 사업부 내 디스플레이용 필름 공장을 매각했다.

LG화학뿐 아니다. 다른 석유화학 업체들도 수익성이 낮은 한계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효성화학은 지난달 25일 나일론 필름을 생산하는 대전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효성화학의 나일론 필름 생산공장은 기존 3곳에서 2곳으로 줄어들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월 파키스탄 PTA 자회사 롯데케미칼 파키스탄을 약 2000억원에 매각했다.

이는 부진하고 있는 기존 사업에 집중하기도 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큰 신사업에 투자, 수익성을 개선해나가기 위함이다. 특히 필름 사업의 경우 중국 업체가 저가 제품을 내세우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아울러 기존 석유화학 산업도 수요 침체를 비롯해 유가 하락에 따른 부정적 래깅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겹치며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익성이 낮은 한계 사업을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대신 이들은 미래 신사업에 집중한다. LG화학은 지난 5월 전지 소재·친환경 소재·신약을 핵심축으로 하는 3대 신성장 동력 전략을 발표했다. 전지 소재 매출은 지난해 4조70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30조원으로, 친환경 소재는 1조9000억원에서 8조원으로, 신약은 2조원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최근 중국 화유그룹과 연 5만t 규모의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합작 공장을 짓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다. 롯데케미칼은 동박을 비롯해 전해액, 양극재 등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수익성 약세의 상황에서도 사업 구조 전환, 신사업 개발 등의 적극적인 투자는 필요하다"며 "불확실한 업황 개선을 기다리기보다는 중장기 업황 전망이 양호한 분야로 사업 구조를 적극적으로 재편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 방안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