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확대 구심점 '반도체' 공감대
고객사 유치 나선 이재용·공급망 확대 나선 정의선
고객사 유치 나선 이재용·공급망 확대 나선 정의선
이미지 확대보기자동차가 전자화·전동화하면서 반도체의 중요성은 더해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미래 사업 일환으로 전장 분야 공급업체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반면 정 회장은 완성차를 만드는 현대차그룹에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속·정확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노력하고 있고 타사와 협업을 진행하며 반도체의 내재화까지 고려하고 있다. 즉 반도체를 내세우는 이 회장의 삼성전자가 다수의 완성차 업체를 찾아가 공급선을 확장해 나가는 한편, 정 회장은 반도체 업체를 자신의 우군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현대차·기아의 1차 협력사로 선정되면서 양사의 협력관계가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두 총수는 각자의 계획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패권을 놓고 반도체 진영과 자동차 측이 협력하면서 경쟁하는 양상이 두 사람의 행보를 통해 보여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9일(이하 현지 시간) 자동차 산업의 메카 유럽(독일 뮌헨)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을 개최하고, 최첨단 2나노 공정부터 8인치 웨이퍼를 활용한 레거시 공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였다. 20일에는 미국에서도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 2023' 행사를 개최하고 자율 주행 시스템의 고도화에 따라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 필요한 고대역폭, 고용량 D램과 여러 개의 SoC(System on Chip)와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Shared SSD 등을 공개하며 전장 분야의 선진화된 기술력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이 회장이 회사의 미래사업으로 지목하고 오랜 기간 역량 강화에 노력한 분야다.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은 만큼 현재 글로벌 최상급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전환기를 맞이하면서 차량용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이 전장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내연기관 차보다 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해졌고, 고도화된 반도체의 새로운 수요 발생이 예상되어 신사업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 진출은 이 회장이 꾸준히 추진해온 과제다. 그는 취임 이전 전 세계를 다니며 글로벌 자동차 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을 만나면서 삼성이 자동차 산업에서 보다 많은 역할을 담당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특히, 자동차 기업 CEO들은 삼성전자와 직접 거래를 하고 싶어 했지만, 소재인 반도체는 자동차 부품 모듈에 탑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가 직접 구매하는 것이 드물었다. 따라서 이 회장과 삼성전자는 미국의 전장업체인 하만을 인수했고, 하만을 통해 완성차 업체와 교류 폭을 넓히면서 반도체 공급 범위와 양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기계장치였던 자동차가 전동화되는 과정에서 반도체는 중요한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반도체 납품업체들이 자동차 산업에서 핵심 공급망으로 신분이 상승했다. 반도체가 없으면 자동차가 완성되지 않는 실정이 됐다.
최근 몇 년 사이 반도체 공급난으로 몸살을 앓아온 현대차그룹이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나섰고 반도체의 내재화까지도 고려하게 된 이유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효율적인 연구개발을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트론 반도체사업 부문을 합치고 그룹에 반도체 개발실도 신설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글로벌 공급망 확보를 위해 다양한 업체들과 꾸준히 협업관계를 늘려가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뿐 아니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등 다양한 형태의 모빌리티에 반도체가 필요해졌고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최적화된 반도체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회장과 정 회장 모두 반도체 분야가 향후 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공급업체로서 미래사업의 일환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는 이 회장과 회사 제품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급망을 확보하고 나아가 자체 생산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정 회장의 행보에 차이는 있어 보인다. 이에 양사는 협업관계를 유지하면서 더 많은 업체와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