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기록 경신···합산 영업이익 26조7348억원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산···전기차 전환 성공도 주효
경쟁 확대 등 리스크 여전···"믹스 개선 통해 수익성 방어 집중"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산···전기차 전환 성공도 주효
경쟁 확대 등 리스크 여전···"믹스 개선 통해 수익성 방어 집중"

현대차와 기아는 25일 각각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을 열고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이 26조734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영업이익(17조529억원)보다 10조원가량 늘렸다.
이를 통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2위 자리를 나란히 차지했다. 양사는 앞서 14년간 왕좌를 지켜온 삼성전자를 눌렀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배경에는 북미와 유럽·인도 등에서 판매량이 늘었고, 특히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HEV) 등 친환경차와 SUV 등 상대적으로 비싼 차가 많이 팔린 덕분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여기에 업계 최저 수준의 인센티브 유지에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영향(원화 약세)이 더해진 덕분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장기화와 고금리로 인해 전반적인 업황 둔화가 예상되지만 판매전략 다각화로 지난해보다 개선된 경영 실적을 올리겠다는 포부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조1269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62조6636억원으로 14.4%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2조2723억원으로 53.7% 많아졌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3조4078억원이었다. 전년 동기보다 0.2% 상승했다. 이 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41조6692억원, 2조2026억원이었다.
기아는 지난해 11조60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60.5% 뛴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9조8084억원으로 15.3%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8조7778억원으로 62.3%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2조4658억원으로 2022년 4분기보다 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24조3282억원, 1조6201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향후 신흥국 위주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실물경제 침체 등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변동성 확대,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관련 비용 증가 등도 경영 활동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아이오닉'의 글로벌 인지도 제고 및 '디 올 뉴 싼타페' 등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지속적인 강화를 통한 친환경차 판매 확대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최대화 △볼륨 차종인 투싼, G80의 부분변경 모델을 앞세운 SUV,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등의 전략으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기아는 △구조적으로 자리매김한 선순환 수익 체계 강화 △전기차 라인업 본격 확대를 통한 친환경차 시장 리더십 강화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차량에 대한 수요가 높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쏘렌토·스포티지 등 인기 모델과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판매 성장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양사는 올해 역시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현대차는 연간 도매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0.6% 증가한 424만 대로 설정했다. 매출액 성장률은 전년 대비 4.0~5.0% 상승하는 것으로 정했고, 영업이익률 목표는 8.0~9.0%로 설정했다.
기아는 △지난해 실적 대비 3.6% 증가한 320만 대(도매 기준)를 판매하고 △매출액은 1.3% 증가한 101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3.4% 증가한 12조원 △영업이익률은 11.9%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 위축, 환율 변동성 등 여러 대외 경영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믹스 개선과 원가 혁신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