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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센크루프, 연간 매출·이익 전망 하락으로 기업 가치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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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센크루프, 연간 매출·이익 전망 하락으로 기업 가치 급락

독일의 대표적인 철강 기업 티센크루프(ThyssenKrupp).이미지 확대보기
독일의 대표적인 철강 기업 티센크루프(ThyssenKrupp).
독일의 대표적인 철강 기업 티센크루프(ThyssenKrupp)는 2024년 연간 매출 및 이익 전망을 하락 조정하며 시장의 큰 충격을 받았다. 이는 주로 유럽 자동차 산업의 침체로 인한 철강 수요 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4일(현지시간) 독일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티센크루프는 2024년 매출이 375억 유로(약 53조6321억원)로 지난해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에 예상했던 소폭 증가 전망과는 상반되는 결과이다. 또한 순이익에 대한 이전 가이던스를 세 자릿수 초중반의 100만 유로 범위로 낮추고 최근 들어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전망 하락으로 인해 티센크루프의 주가는 14일 오전 거래에서 10% 이상 폭락하며 지난 6개월 동안 4분의 1 이상의 가치를 상실했다. 이는 독일 최대 규모의 철강 기업인 티센크루프에게 심각한 타격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센크루프는 11월에도 가스와 기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철강 사업 가치를 21억 유로(약 3조50억원) 하락 조정한 바 있다. 이번에 연간 매출 및 이익 전망까지 하락 조정하면서 철강 사업의 어려움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스 키스버그 티센크루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철강 수요가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격차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티센크루프가 직면한 어려움의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산업 그룹 VDA가 발표한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독일에서는 350만대 미만의 승용차가 생산되었다. 이는 2017년의 570만대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며, 팬데믹을 제외하면 1970년대 에너지 위기 이후 최저치이다. 이는 유럽 자동차 산업의 침체가 티센크루프의 철강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티센크루프는 지난 10년간 철강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산업 분야로의 전환을 시도해 왔다. 하지만 2005년 브라질 철강 사업 투자 실패로 인해 발생한 80억 유로(약 11조4415억원)의 손실 등으로 인해 부채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

2019년에는 주주들의 압박으로 수익성이 높았던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사업을 170억 유로(약 24조3132억 원)에 사모펀드 그룹에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한 광산 장비 사업을 포함한 여러 소규모 사업부를 폐쇄하거나 매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티센크루프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철강 사업 분사 계획의 지연은 회사의 불안정성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에 따라 마르티나 메르츠 전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 11월 이사회에서 추출되었고, 미겔 로페즈 신임 CEO가 후임으로 임명되었다.

티센크루프는 최근 체코 에너지 재벌 다니엘 크르제틴스키와의 철강 사업 매각 협상 가능성에 대한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티센크루프 측은 14일 공식 입장을 통해 이러한 협상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티센크루프는 현재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향후 전망 또한 불확실한 상황이다. 철강 사업 분사 계획의 진행 여부와 유럽 자동차 산업의 회복 상황이 티센크루프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