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방한 저커버그, 삼성전자와 HBM공급 계약·AI 반도체 동맹 협의

글로벌이코노믹

산업

공유
2

방한 저커버그, 삼성전자와 HBM공급 계약·AI 반도체 동맹 협의

삼성전자와 협력시 美 테일러 공장서 2nm·3nm 공정 생산 가능성
LG전자와는 XR헤드셋 관련 사업 논의 유력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사진=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8~29일 이틀간 한국 방문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계약, 인공지능(AI) 반도체 동맹 체결에 대한 공식적인 협의에 나선다. 저커버그는 조주완 LG전자 사장과도 만나 확장현실(XR) 협력 방안도 논의한다. 글로벌 기업인 메타가 AI반도체는 삼성을, XR은 LG를 각각 파트너로 선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부도 메타와 삼성전자·LG전자 협력관계 강화에 맞춰 관련 시설 세액공제 혜택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28~29일 윤석열 대통령 예방에 이어 이 삼성전자 회장, 조 LG전자 사장과 연쇄 회동 등 숨 가쁜 방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저커버그 CEO는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앞서 삼성전자 AI반도체·HBM 연구개발 시설과 생산 설비를 직접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 CEO는 현장 방문 이후 이 회장을 만나 자체 생산 추진 중인 AI 반도체 관련 내용과 HBM 공급 방안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삼성전자와 메타 간 'AI반도체 동맹' 가능성이 점쳐진다.
저커버그 CEO는 이 회장과의 만남에서 메타 중점사업 협력 방안도 논의한다. 페이스북의 후신인 메타는 현재 모든 분야에서 인간 지능에 가깝거나 능가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의 자체 구축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글로벌 IT기업들이 생성형 AI 기술 연구에 돌입하면서 AI 칩 수요가 폭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가 시장의 80%를 독점하고 있다.

메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 칩 개발과 생산에 나섰고 개발 파트너로 삼성전자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부터 AI에 필수적인 HBM, 패키징까지 모든 것이 가능한 반도체 전문 기업이다. 특히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수급으로 삼성전자와 손을 잡을 경우 타사와의 계약이 불필요해 위험 요소가 대폭 감소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메타가 생산할 자체 AI 칩의 생산과 HBM의 수급까지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구체적인 제품 상용화 시점은 명확지 않지만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팹(Fab)이 올해 하반기 완공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곳에서 제품이 생산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특히 삼성전자의 2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 양산 시점이 내년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메타 제품은 3nm 공정 또는 2nm 공정이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의 5세대 제품인 HBM3E 제품 탑재가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당분간 HBM3E 제품에 주력할 예정으로 이날 업계 최초 36GB HBM3E 12H D램 개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이 저커버그 방문에 맞춰 발표 시점을 조정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저커버그 CEO는 조 사장과도 만난다. 업계에서는 XR 시장을 준비 중인 LG전자가 XR 시장의 강자 메타와 협력해 새로운 제품 개발에 관한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타는 이미 오큘러스 시리즈라는 헤드셋 제품으로 시장의 인정을 받고 있다.

정부도 메타와 삼성전자·LG전자 간 협력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저커버그 CEO의 만남은 확정됐지만 실제 회동은 28일이나 29일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통 큰 지원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앞서 27일 정부는 올해 한시적으로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과 관련한 시설 투자에 최대 25%의 세액공제가 적용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국가전략기술 사업화 시설의 범위에 HBM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설계·제조 기술과 관련된 시설을 새로 추가한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